
하지만 이들은 단속을 피해 다니며 여전히 자극적인 콘텐츠의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으며, ‘일요신문i’ 취재 결과 부천에서 활동하는 일부 유튜버와 BJ들이 온라인상에서 일반인 시청자를 ‘괴롭히는 행위’ 자체를 콘텐츠로 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자로 만난 일반인들의 신상정보를 무단으로 공개한 뒤 다른 시청자들에게 비난을 유도하는 방식의 방송이 횡행하고 있다. 도를 넘은 불법 콘텐츠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는 셈이다.
40만 구독자를 보유한 부천 유튜버 A 씨(40대 남성)는 4월 6일 새벽 자신의 방송을 시청하던 김 아무개 씨(39·여성)의 채팅을 보고 자신의 전화번호를 주며 연락하라고 했다. 이후 메신저를 통해 김 씨의 사진을 건네받은 A 씨는 다짜고짜 성관계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같은 날 오전 김 씨는 A 씨에게 친구와 같이 부천으로 가겠다고 말했고, A 씨는 “손절”이라면서 김 씨와의 대화를 끝냈다.
연락이 끊긴 줄 알았던 김 씨는 A 씨가 진행한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A 씨가 자신의 사진을 수백 명이 지켜보는 방송에서 공개하면서 욕설과 함께 “먼저 접근했다”고 주장한 것. 아울러 A 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게시글로 김 씨의 사진을 올리며 조롱과 비난을 이어갔고, 시청자들이 “일반인 신상 공개가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말리자 이후 글을 삭제했다.
A 씨가 김 씨의 사진과 함께 허위정보를 유포하자 그를 추종하는 다른 유튜버들도 가세해 라이브 방송에서 김 씨를 향해 욕설을 하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김 씨는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데, 자신의 얼굴이 방송에서 공개된 뒤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김 씨는 자신의 인터넷 쇼핑몰을 중단하고 우울증과 공황장애 약을 처방받아 복용 중이다.
원주경찰서는 A 씨에 대한 김 씨의 고소장을 접수해 피해자 조사를 마쳤으며, 최근 A 씨 사건 일부를 부천원미경찰서에 이관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모욕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다만 A 씨에 대한 스토킹방지법 위반, 성폭력처벌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협박 등의 혐의는 아직 원주경찰서에서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기자에게 “증거 수집을 위해 억지로 김 씨의 방송을 봐야 하는 게 너무 괴롭다”고 말했다. A 씨는 최근까지도 자신의 라이브 방송에서 다른 방송에 출연했던 김 씨의 사진을 공개하며 “다른 방송에도 출연하는 김 씨가 어떻게 일반인인가. 이 사람(김 씨)은 BJ이며 유튜브 채널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씨가 자신에게 메신저로 보낸 고소장 접수 사실을 공개하며 김 씨의 실명을 노출시키기도 했다.
A 씨는 고소장 접수 사실을 통보한 김 씨의 메시지에 ‘먼저 연락하지 말아주세요’라고 답장한 것을 근거로 “김 씨가 먼저 접근하고 스토킹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또한 A 씨는 김 씨가 자신과 적대 관계에 있는 다른 유튜버의 지인으로 김 씨의 접근 목적은 자신을 음해하기 위함이며, 피해 주장은 허위사실이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또한 게시물을 올린 것에 대해서도 ‘공익적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A 씨의 일방적인 신상정보 공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4월 26일에도 다른 일반인들의 중요부위와 얼굴 등의 사진을 무단으로 게재했으며, 이에 대해 항의하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까지 게시글로 박제했다. 김 씨는 A 씨의 주장과 관련해 “나는 일반 시청자이고, 자신을 음해하려는 목적이 있다는 A 씨의 주장은 망상에 불과하다”면서 “다른 일반인 피해자들도 A 씨에 대한 고소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창작자 후원 플랫폼 ‘투네이션’을 이용해 B 씨가 일정 금액을 후원하면 C 씨가 같은 금액을 보상해 C 씨의 방송인 랭킹을 높여 시청자를 유인하자는 내용이었다. B 씨는 결국 C 씨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B 씨는 C 씨에게 80만 원을 후원했다. 하지만 C 씨는 이 돈을 돌려주지 않았고, 오히려 100여 명의 시청자가 지켜보는 방송에서 B 씨에게 욕설을 하고 그녀의 이름과 얼굴 사진 등 신상정보를 공개했다.
B 씨에 따르면 C 씨는 B 씨의 사업장 주소, 남자친구의 신상정보까지 방송에서 일방적으로 공개해 시청자들에게 조롱과 비난을 유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약 2년 반 동안 이어진 C 씨의 괴롭힘으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며, 남자친구와 약속했던 결혼도 미루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운영하던 사업장이 공개돼 고객이 끊겨 매출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B 씨는 C 씨를 모욕과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했으며, C 씨는 수사기관의 수사 끝에 기소돼 수원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C 씨는 B 씨의 피해 내용을 ‘허위사실’이라고 선을 그었으며, 본인도 B 씨로부터 모욕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부천을 무대로 활동 중인 또 다른 남성 BJ는 자신을 후원해 준 여성 시청자를 향해 심한 욕설과 성희롱성 발언을 해 지난해 플랫폼으로부터 정지를 당하기도 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방송인이 일반인 시청자의 신상 정보를 무단으로 공개하는 행위 자체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으며, 게재 목적에 따라 모욕이나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면서 “유튜버나 BJ는 사회적으로 각광받는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당장 조회 수만 높이는 게 목적이 되다 보니 불법적인 콘텐츠가 메인으로 자리 잡는 경우가 많다. 사이버불링을 하는 방송인에 대한 플랫폼 차원의 제재를 강화하고, 수익 창출을 제한하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관련 입법도 추진되고 있다.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월 6일 공공장소에서 소란행위를 하는 내용의 정보를 불법정보로 규정하고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을 몰수·추징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비방 목적의 허위정보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불법 정보 유통 행위 단속을 강화하는‘사법경찰관리 직무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두 개정안은 4월 7일 소관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에 각각 회부된 상태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