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조계에 따르면 커피빈 글로벌 가맹본부이자 졸리비 손자회사인 ‘슈퍼 매그니피센트 커피컴퍼니 아일랜드 리미티드(SMCC 아일랜드)’는 커피빈코리아가 커피빈 상표를 상품이나 상호에 쓰면 안 된다며 지난해 11월 법원에 가처분을 제기했다. 영업행위를 금지해달라는 격의 해당 가처분은 본안 소송에 가까운 효과를 주는 ‘만족적 가처분’이다. SMCC 아일랜드는 커피빈코리아가 상표권을 침해하면 하루에 10억 원을 자사에 물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졸리비는 2019년 글로벌 커피빈 본사인 미국 ‘인터내셔널 커피 앤드 티 엘엘씨(ICT)’를 인수한 이후 SMCC 아일랜드를 세워 이 회사에 글로벌 가맹본부 역할을 맡겼다. SMCC 아일랜드는 2019년 10월부터 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각국 운영 법인으로부터 가맹금을 받고 브랜드 운영을 관리·지원했다. 커피빈코리아는 한국에서 커피빈 매장을 운영하는 일종의 지사 역할을 맡았다. 글로벌 본사와 마스터프랜차이즈(독점 사업) 계약을 맺은 커피빈코리아는 2001년 서울 강남구 청담동 1호점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커피빈 브랜드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반면 커피빈코리아는 SMCC 아일랜드의 가맹계약 일방 해지는 위법하다는 입장이다. 커피빈코리아는 2019년 10월까지는 글로벌 본사에 매출액 일부를 브랜드 사용료 등으로 지급하면서 한미 조세협약에 따라 사용료 지급액의 16.5%를 법인세로 원천징수해왔다. 그런데 가맹본부 역할을 넘겨받은 SMCC 아일랜드가 커피빈코리아에 한·아일랜드 조세 협약을 근거로 원천징수 세율 0%를 적용해 가맹금을 송금하라고 요구하면서 가맹금 지급을 유보했다는 것이 커피빈코리아 주장이다.

SMCC 아일랜드가 가맹금 미지급을 이유로 가맹계약 해지를 언급하자 커피빈코리아는 2022년 4월에 2019년 10월~2022년 3월에 발생한 가맹금 98억 원 중 법인세와 지방소득세를 제외한 76억 원을 SMCC 아일랜드에 송금했다. 이에 SMCC 아일랜드는 공제된 법인세도 가맹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며 서울지방국세청 산하 삼성세무서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해 9월 1심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SMCC 아일랜드는 과세를 회피하기 위해 설립된 도관회사(페이퍼컴퍼니)에 불과하다”며 “(SMCC 아일랜드는 커피빈코리아로부터) 사용료를 지급받으면서도 아무런 용역도 제공하지 않았다”라고 판시했다.
SMCC 아일랜드가 커피빈코리아를 상대로 제기한 상표권 침해금지 등 가처분 신청은 지난 4월 20일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재판부는 “(SMCC 아일랜드의 가처분 신청은) 가맹계약이 기간 만료나 해지로 종료됐음을 전제로 하는데,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가맹계약이 종료됐다는 점이 소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계약의 종료 여부는 가맹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준거법인 캘리포니아 법률에 의해 중재 절차에서 더 심리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4월 27일 SMCC 아일랜드는 법원에 즉시항고장을 제출해 법정 다툼은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서 손해배상 소송, 국내선 사정·감독기관 타깃
지난 3월 커피빈코리아는 졸리비와 SMCC 아일랜드 등을 상대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연방 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커피빈코리아는 SMCC 아일랜드가 프랜차이즈 운영을 계속 지원하겠다고 약속하며 자사를 기망해 사업을 유지하게 한 뒤, 실제로는 지원을 중단하고 계약 해지를 유도했다며 SMCC 아일랜드와 졸리비에 징벌적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커피빈코리아는 가맹 계약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도 확인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커피빈코리아는 졸리비가 커피빈을 인수한 이후 브랜드 가치가 훼손돼 국내 영업에 타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커피빈코리아는 소장에서 “졸리비는 더 저렴하고 품질이 낮은 원산지에서 커피와 차를 조달하겠다고 원고에게 통보했다. 커피빈코리아는 한국 소비자들은 품질에 매우 민감하다고 강조하며 반발했지만, 졸리비 요구로 (자사는) 품질 관리 문제에 직면하게 됐고 사업 실적도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커피빈코리아는 졸리비가 2024년 경쟁 브랜드인 ‘컴포즈커피’를 인수하면서, 자사의 영업상 이익과 프랜차이즈 권리를 침해했다고도 지적했다.

국내 사정·감독기관도 졸리비를 향해 칼날을 세우고 있다. 지난 2월부터 공정거래위원회는 SMCC 아일랜드가 정당한 이유 없이 가맹점에 대한 교육, 지원 등을 중단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에 따라 가맹본부가 계약상 예정된 영업 지원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면 과징금이나 시정명령이 부과될 수 있다. 3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졸리비가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커피빈코리아에 조세포탈을 강요하고 가맹금을 챙긴 혐의로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 안종훈 스타럭스 대표는 “기존 가맹계약의 유효성과 관련된 사항을 포함해 제반 쟁점에 대해 법과 계약에 따라 적절히 판단 받고자 하는 입장”이라며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선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 말씀드리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김명선 기자 se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