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부위원장은 2019년 11월 출범한 전삼노 집행부 출신이다. 하지만 2022년 12월 전삼노에서 제명됐다. 이후 이 부위원장은 2023년 1월 스마트폰·가전 등 사업을 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을 중심으로 삼성전자 DX노동조합 설립을 주도했다. DX노동조합은 2024년 2월 출범한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에 참여해 현재의 삼성전자지부(이하 초기업노조)가 됐다. 이 부위원장은 2025년 10월까지는 초기업노조 위원장을 맡았다.
원래 전삼노는 삼성전자에서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제1노조였다. 초기업노조는 2025년 10월경 조합원 수가 2만 7000명을 넘겼다. 전삼노를 제치고 제1노조로 올라섰다. 이후 초기업노조는 성과급 제도에 대한 직원들 불만이 커지면서 조합원 수가 폭증했다. 초기업노조는 삼성전자 직원 절반 이상이 가입한 과반 노조로 2026년 1월 말 등극했다.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2026년 4월 한때 7만 6000명대에 달했다.
초기업노조는 여전히 삼성전자 제1노조다. 과반 노조 지위는 2026년 6월 초 잃었다. 2026년 5월 말 임금협약 이후 사업부별 성과급 격차에 불만을 품은 조합원이 대거 이탈한 탓이다. 2026년 6월 11일 기준 초기업노조 조합원 수는 약 5만 7000명이다. 다른 노동조합인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 조합원 수는 약 2만 4000명이다. 전삼노 조합원 수는 약 2만 1000명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 부위원장은 2022년 12월 직장 동료 아이디로 전삼노 웹사이트에 접속해 당시 전삼노 집행부를 비판한 혐의를 받았다. 당초 이 부위원장은 벌금형 약식명령을 2024년 3월 받았다. 약식명령은 경미한 사건에 한해 정식재판을 열지 않고 서류만 검토한 뒤 형벌을 정하는 처분이다. 이 부위원장은 약식명령에 반발해 정식재판을 청구한 뒤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것이다.
이 부위원장은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않은 채 무단 제명당했고,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조합원들을 위해 노조 집행부의 잘못된 관행과 비리를 알리고자 불가피하게 지인 아이디를 빌려 글을 썼으므로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재판에서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부위원장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타인 아이디로 노조 웹사이트에 접속한 이상 제명이 적법한지 아닌지와 관계없이 정보통신망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노조 집행부 잘못된 관행과 비리를 알리고자 하는 목적이었다고 하더라도 이에 따라 얻어지는 노조 전체 이익이 정보통신망 보호로 확보되는 이익보다 우월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타인 계정으로 글을 올리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타인 계정으로 글을 써야 할 정도로 긴급한 상황으로 보이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보통신망 침해 혐의 1심 결과에 이 부위원장과 검사 모두 항소하지 않아 선고유예 판결은 2024년 9월 확정됐다. 이 부위원장은 또 다른 형사재판을 받았다. 그는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등 혐의로 벌금형 약식명령을 2024년 9월 받았다. 이 부위원장은 이번에도 약식명령에 반발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광주지방법원 1심은 2025년 7월 이 부위원장에게 명예훼손 혐의는 무죄 판결을 내렸다.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선 벌금 100만 원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 이 부위원장은 전삼노 집행부가 2022년 이재용 삼성전자 당시 부회장 자택 앞에서 시위하는 과정에서 고성능 소형 촬영 장비 ‘고프로’를 분실한 사실을 조합원들에게 알리면서 조합비로 구매한 물건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등 비판을 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했다.
1심 재판부는 이 부위원장의 전삼노 집행부 비판이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타인 아이디로 노조 웹사이트에 글을 작성한 것은 노조 업무를 방해한 혐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검사가 1심 판결에 불복하면서 재판은 항소심으로 이어졌다.
항소심 재판 공판기일은 2026년 3월 26일이었다. 당시는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이 결렬된 뒤 초기업노조가 조합원 투표를 거쳐 총파업 돌입을 예고했던 시기다. 이 부위원장 측에서 공판기일 변경을 신청하자 항소심 재판부는 공판기일을 5월 21일로 바꿨다. 5월 21일은 초기업노조가 총파업 시작일로 예고했던 날이다. 삼성전자 노사가 5월 20일 밤 극적으로 합의하면서 총파업 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았다.
광주지방법원 항소심 재판부는 2026년 6월 11일 검사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 부위원장은 선고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약식명령에 대해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 피고인의 선고기일 출석 의무는 없다.
이 부위원장은 명예훼손 혐의 재판과 관련해 “당시 집행부 7명이 같이 고소를 했다”며 “전삼노 현재 집행부와 대화해 갈등을 해소해 보려고 노력해봤지만 원활하지 않았다”고 6월 12일 일요신문과 통화에서 말했다.
이 부위원장을 고소했던 전삼노 집행부는 임기를 남기고 2025년 6월 사퇴했다. 2025년 임금협약에서 집행부의 이면 합의 논란이 불거지면서다. 전삼노 집행부는 2025년 임급협약에서 조합원들에게 알리지 않고 집행부 성과인상률을 더 높게 책정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전삼노 집행부 파열음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25년 9월 전삼노 위원장으로 새로 선출된 A 씨는 한 달 만인 2025년 10월 사퇴했다. A 씨는 당시 초기업노조 위원장이었던 이 부위원장과 노조 통합과 관련해 통화했다. 이를 두고 밀실 합의라는 의혹에 제기되면서 A 씨는 노조 대의원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았다.
한편 이 부위원장은 지난 삼성전자 노사 대치 국면에서 노조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한 발언이 강경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부위원장은 “회사 죽빵 한 대 갈기고 싶다” “원한다면 깡패가 되겠다” “깜빵 보내면 책도 읽고 운동 좀 하고 오겠다”고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말했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