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 다른 방식은 누구나 구입할 수 있는 제품들을 저렴하게 구매한 뒤 재판매하는 방식이다. 정가보다 적은 가격으로 구매했기 때문에 정가에 팔아도 이윤이 남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예를 들어 한 병당 1만 원짜리 로션을 ‘1+1’ 행사로 구매하면 병당 5000원에 사게 된다. 이를 한 병에 1만 원으로 재판매하면 병당 5000원의 마진이 남는다. 또는 가격 경쟁을 위해 8000원에 팔아도 리셀러는 손해 보지 않는 구조다.
이에 따라 온라인 플랫폼 등에서는 ‘리스크 없이 월 200 수익’이라며 광고하고, 리셀 노하우에 대한 유료 강의를 제공하는 이들까지 등장했다. 물론 리셀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이른바 ‘되팔렘’, ‘스캘퍼’로 불리는 악성 리셀러가 돼 시장을 교란하거나 원제품 판매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현직 공기업 직원이 리셀에 관여했다가 피소당한 사례도 있다. 한국중부발전 보령발전본부 소속직원 A 씨는 B 사에서 판매 중인 건강보조식품을 5개들이 묶음으로 약 40%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해 가족 명의로 운영 중인 쇼핑몰에서 1개씩 정가에 되팔아 차익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A 씨는 B 사 대표에게 자신이 공기업 직원임을 밝히며 정식 리셀 권한을 요구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B 사 측은 A 씨의 제안을 거절했고, A 씨 측의 리셀 행위를 막기 위해 추가 주문을 반려했다.
A 씨가 이와 관련된 항의 글을 온라인에 게재하자 B 사 대표가 A 씨를 부정경쟁방지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부발전 역시 공기업 직원인 A 씨의 겸직금지의무 위반 등에 대한 신고를 받아 관련 내용을 조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기자에게 “해당 사안은 현재 조사 중인 상황으로 별도의 입장 표명이 어렵다”고 밝혔다.
홍진현 법무법인 청림 변호사는 “공식 판매처가 있는 상품의 경우 ‘총판’이 통상실시권이나 전용실시권을 얻어서 재판매하지 않는 경우 상표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면서 “A 씨 사건의 경우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는데, 해당 법은 상표뿐 아니라 노하우 등 무형의 가치까지 폭넓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형사처벌을 면한다 하더라도 민사상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리셀 시장이 급성장하자 원제품 브랜드들은 리셀 방지를 위해 약관을 수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 원제품 판매자 입장에서는 자사 제품을 임의로 재판매하는 행위로 손실을 입을 경우 해당 행위자에게 판매 금지를 청구하거나 고의적 영업방해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리셀업체 확산에 따른 소비자 피해 우려도 있다. 한국소비자연맹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 5월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리셀업체 관련 소비자 불만 667건 가운데 202건(30%)이 ‘하자가 있다’ 또는 ‘검수에 불만족한다’는 내용이었다. 정식 판매처가 아닌 리셀업체의 특성상 가품이 의심되거나 하자를 발견해도 취소나 반품 과정이 까다로운 탓에 이러한 불만들이 제기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악성 리셀러들이 주요 타깃으로 삼는 건강보조식품의 경우 유통 과정에서 변질될 가능성이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유통기한이 있는 식품의 경우 가능한 중고거래나 리셀업체를 통한 구매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면서 “정상적인 유통 과정에서도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리셀업체의) 보관 등 과정에서 변질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소비자 안전을 위해 제도적으로 (식품 리셀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진현 변호사는 “건강보조식품의 경우 의료법 적용은 받지 않지만 식품 성분 등에 따라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처벌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최근 온라인에서 전문적으로 리셀 부업을 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한 법적 분쟁 역시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 명품이 아닌 저가 상품 리셀이라고 해도 일정 금액 이상의 소득이 발생할 경우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이 된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