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그랑프리 우승 당시 <경부대로>의 모습.
[일요신문] 지난해 한국경마 최고권위의 대통령배와 그랑프리 대상경주를 석권하며 국산경주마의 인기몰이 일등공신으로 자리 잡은 ‘경부대로(6세, 수말, 정광화 마주)’가 진정한 시험무대에 오른다.
한국마사회가 경마산업 경쟁력 강화와 국제화를 위해 발표한 경마혁신방안의 일환으로 외·국산마가 함께 달리는 산지 통합경주가 역대 최초로 오는 8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제6경주(혼1, 2000M, 핸디캡)로 열린다.
특히 경마혁신방안이 발표된 이후 처음 펼쳐지는 1등급 산지통합 경주이기에 외산마를 상대로 국산경주마의 경기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이번 통합 경주는 국산마와 외산마가 차별 없이 치열한 경쟁을 유발해 더욱 박진감 있고 흥미로운 경마로 펼쳐진다.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유도하도록 하기 위해 레이팅 제도가 시행된다. 경주마 능력을 경주 편성 강도, 도착 순위와 차이, 성별과 연령, 경주 기록을 바탕으로 종합적으로 산출해 레이팅에 따라 경주마 등급을 조정하고, 능력이 비슷한 말끼리 같은 조로 레이싱을 펼치게 하는 것이다.
한국경마 역사에 남을 이번 경주의 주요 관심 포인트는 지난해 대통령배는 물론 그랑프리까지 연거푸 차지한 국산마 ‘경부대로’의 활약 여부다.
‘경부대로’는 지난해 압도적인 경기력에 힘입어 레이팅(경주마 능력을 지수) 132점을 받았다. 한국경마 최고 점수를 받은 ‘벌마의꿈’(133)에 레이팅 1점이 뒤지지만 실질적인 국내산 최강자라고도 불릴 정도의 전력을 갖추고 있다.
한국경마를 제패한 국산마 ‘경부대로’는 경주마 명가(名家) 출신이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스타 마주인 정광화(69년생)씨가 2005년 렛츠런파크 부경의 개장 때부터 배출한 명마 ‘동서대로(12세, 서강목장)’, ‘연승대로(8세, 해피목장)’, ‘천년대로(7세, 해피목장)’ 등으로 이어지는 대로시리즈의 막내다.
이들 ‘대로 4형제’는 지금까지 44승을 합작했으며 그중 대상경주서 12차례 우승의 기쁨을 안겼다. 정광화 마주와 오문식 조교사에게 무려 55억 6천만 원의 우승 상금을 안겼다.
이미 ‘경부대로’는 외산마들이 출전하는 혼합경주에 출전해 정상급 외산마들을 여러번 격파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경험이 있다. 때문에 ‘경부대로’는 높은 레이팅으로 인해 홀로 최고 부담중량인 60kg을 부여받은 상태다.
따라서 경부대로가 외산 강자들을 상대로 높은 부담중량에서 우승을 차지한다면 산지 통합의 의미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부대로’의 강력한 경쟁사대로 ‘천지불패(6세, 수말, 레이팅 126)’와 ‘스프링날리(5세, 거세, 레이팅 113)’ 등 외산마 스타군단이 나선다. 외산마 최강자로 평가 받고 있는 호주산 ‘천지불패’는 지난해 부산광역시장배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준족이다.
특히 외산마임에도 ’경부대로‘보다 가벼운 57kg의 가벼운 부담중량으로 우승을 자신하고 있다. 470kg에 그치는 다소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날카로운 추입력을 자랑한다.
미국산 ‘스프링날리’는 부경 최고의 명장 김영관 조교사가 새롭게 만든 비밀 병기다. 데뷔 4전째부터 현재까지 6연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는 직전 1군 승군전 우승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최상위군 검증도 마쳤다.
이외에도 1군에선 이미 검증된 능력마로 객관적인 전력에서 출전마들보다 밀리지만 선행형 스타일의 경주마로 장거리에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호주산 ‘초광(6세, 수)’역시 복병마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경마도 경쟁력 있는 상품을 내놓아야 소비자인 팬들이 만족한다. 이번 경주가 뛰어난 국산마 발굴을 통해 한국 경마 재도약과 활성화에 기반을 다지는 역사적인 순간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향후 국산경주마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산 경주마의 상금수득 비율을 70%로 유지하고, 말 생산농가 등 경쟁력 강화에 4년간 733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