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이렇게 히틀러 흉내를 내고 있는 데는 나름의 사연이 있다. 1998년 세르비아로부터의 독립 운동에 가담했다가 그만 부상을 당하고 말았던 그는 무사히 수술은 마쳤지만 다시는 실전에 참가할 수 없게 되고 말았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택한 것이 ‘히틀러 코스프레’였다.
평소 히틀러를 닮았다는 주변 사람들의 말에 용기를 얻었던 그는 “나는 히틀러를 닮은 내 외모가 매우 자랑스럽다. 나는 적군인 세르비아인들과 싸웠다. 세르비아는 내 적이다. 히틀러도 과거 세르비아에 대항해 싸웠다. 내 적의 적은 내 친구다”라고 말했다.
지금은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으면서 돈을 벌고 있는 그는 축제가 열리거나 외국 관광객들이 몰려오는 날에는 하루에 200유로(25만 원)를 버는 등 나름 넉넉한 생활을 하고 있다. 또한 나치 문양 배지, 목걸이, 히틀러 사인 복사본 등 기념품을 팔기도 하며, 결혼식, 장례식 등 행사에도 초대 받는 등 지역 유명인사가 됐다.
하지만 만일 그가 다른 나라에서 이렇게 히틀러 분장을 하고 돌아다닌다면 분명 공분을 살 터. 더욱이 독일이었다면 당장 체포됐을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코소보에서는 분명 사정이 다른 모양이다. 코소보 시민들은 그의 이런 분장에 대해 이렇다 할 반감을 나타내지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길을 가다가 멈춰서는 한 손을 들고 나치식 경례를 해주기도 한다.
그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있다. 모두 ‘하일 히틀러!’라고 인사를 한다”며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