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 시절 치마 차림에 수줍은 모습으로 사진을 찍은 심상정 의원(왼쪽). | ||
작년 말 전국금속노조 사무처장을 마지막으로 노동운동을 떠난 심 의원의 삶은 그 자체로 ‘한국노동운동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크고 작은 굴곡속에는 어김없이 ‘금속노조 심 처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1985년 구로동맹파업을 주도한 심 의원은 전노협, 전국금속노조, 민주노총을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1978년 서울대에 입학한 심 의원이 ‘거리와 노동현장’으로 나서게 된 계기에는 사회참여를 지향하던 대학내 서클 ‘대학문화연구회’가 있었다. 이와 관련, 심 의원은 “서클활동과 함께 내속의 저항의식은 나를 데모 대열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당시 미대에 다니던 언니의 영향으로 긴 생머리와 스커트를 입고 하이힐을 신은 말쑥한 모습의 심 의원은 학내에서도 단연 화제가 됐다고 한다. 심 의원의 서클 선배인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은 “너무나 예쁘고 깜찍한 여학생이었다. 인기도 많았다”며 70년대 후반의 심 의원을 회상했다.
데모대를 촬영한 사진이 문제가 되어 근신 통보를 받았을 당시 학생처장은 심 의원의 모습에 연신 의외라는 표정을 짓더니 “혹시 운동권 애인을 두었냐”고 묻기까지 한 일도 있었다고.
심 의원은 최근 ‘전공노’ 파업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보면서 “착잡한 심정을 감출 수가 없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자칭 진보주의자라고 생각하고 있는 김대환 노동부 장관의 왜곡된 노동관이 심각하다”고 말하는 심 의원. “김 장관은 존경받는 교수로 그냥 계시는 편이 더 좋았을텐데…”라며 아쉬움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