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경상북도는 ‘3․8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해 경북 각지에서 선정된 여성 10명의 다양한 삶의 목소리를 채록한 ‘구술생애사를 통해서 본 경북여성의 삶 Ⅱ’를 발간했다.
경상북도가 기획하고 경북여성정책개발원에서 발간한 본 책자는 2007년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로 ‘하고 싶은 말은 태산도 부족이라’는 부제를 달고 만들어 졌다.
구술생애사는 ‘집과 삶’, ‘기능과 삶’, ‘일과 삶’, ‘배움과 삶’으로 집필됐다.
‘집과 삶’에는 독립운동가 심산 김창숙의 정신과 함께 생가를 지켜온 자부 손응교(98세), ‘육지속의 섬’으로 불리는 영양 오무마을의 200년 된 투방집(귀틀집)에서 살고 있는 김통분(82세)의 일생을 담았다.
‘기능과 삶’에서는 경상북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안동 금소리 안동포 짜기와 영덕 월월이청청 놀이의 기능보유자인 우복인(85세), 하복란(84세)의 삶을 담았고, ‘일과 삶’는 울진 십이령고개 말래주막 마지막 주모 박금년(91세), 경산 일제 철공소 건물에서 떡방앗간을 운영해온 이태분(82세), 영천시장에서 3대째 곰탕집을 운영하는 이순덕(68세), 문경에서 43년간 화장품을 팔아온 팔순의 현직 화장품 방문판매원 이숙희(81세)의 생업을 수록했다.
‘배움과 삶’에서는 77세에 처음 그림을 배운 예천 신풍리마을 할머니 화가 박계순(81세)과 76세에 처음 글을 배워 시를 쓰고 연극도 하는 칠곡 보람할매연극단원 박옥순(77세)의 새로운 인생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들은 대부분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한국전쟁을 겪었고,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격동의 근현대사를 온 몸으로 겪어 낸 여성들이다.
이 책은 역사적으로 탁월하거나 위대한 여성이 아니더라도 평범한 여성의 다양한 목소리를 구술로 엮는 작업이 지역생활사를 복원하고 경북여성사를 보완하는 매우 중요한 작업임을 보여준다.
한편, 책 말미에는 경북여성 구술생애사의 의미를 학술적으로 평가한 영남대학교 박승희 교수의 ‘경북여성의 생애, 그 기록의 의미’발문을 실었고, 표지에는 오래된 나무판의 결을 살려 한국적 그림을 그려내는 김덕용 화백의 작품(어머니 청실홍실)을 수록해 책의 의미를 더했다.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일제강점기와 한국 근현대기의 어려웠던 시절을 여성이라는 제약에도 불구하고 삶을 지켜온 경북여성의 저력 덕분에 지금의 우리가 존재 한다”며 “앞으로도 구술생애사를 지속적으로 채록해 발간함으로써 경북여성사의 또 다른 기둥을 세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동주 기자 ilyo8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