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제로도 전문가 수준의 요리솜씨를 뽐내는 <대장금>의 한상궁 양미경(왼쪽)과 최상궁 견미리. | ||
“얼굴은 이영애인데 손은 이영자다?!”
요리는 이영애가 하는데 막상 손을 클로즈업하면 통통하고 거친 ‘손 대역’이 등장함을 빗댄 최근 유행어다. 그렇다면 <대장금> 연기자들의 실제 요리 솜씨는 과연 어느 정도일까?
드라마 속에서 가장 고생을 많이 하는 ‘연생’과 ‘영로’ 역의 박은혜와 이잎새. 신세대라 그런지 실제로는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혀 본 ‘요리 젬병’이라는 고백이다.
이들은 “맛있게 먹을 줄만 알았지, 전혀 할 줄은 몰랐는데 드라마를 통해 조금씩 요리의 세계가 흥미로워지는 중”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장금의 라이벌 ‘금영’ 역의 홍리나 역시 평소 요리엔 별로 흥미가 없었다고 한다.
한편 최고 상궁의 자리를 놓고 매회 숙명의 라이벌 대결을 펼친 ‘한상궁’과 ‘최상궁’ 역의 양미경과 견미리는 실제로도 우위를 판가름할 수 없을 정도의 뛰어난 요리 실력가다.
몇 년 전 한 방송사의 요리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활동한 바 있는 양미경은 여성 잡지에 ‘양미경의 별식’이라는 코너를 따로 이어갈 정도로 요리에 대해 박사급.
양미경은 “다른 요리는 자신 있는데 유독 궁중요리만은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대장금>을 통해 많은 걸 배울 수 있어 늘 촬영이 즐거웠다”면서, ‘참수형’(옥사로 변경 예정)을 당해 드라마를 떠나야 하는 아쉬움을 대신하기도 했다.
견미리 역시 집안 명절상 준비를 혼자 맨손으로 해치울 수 있을 만큼의 요리 달인으로 유명하다. 스스로를 “반찬의 달인”이라고 밝히는 그녀는 “요즘엔 <대장금>의 빡빡한 스케줄 때문에 오히려 전보다 더 부엌에 들어갈 새가 없다. 드라마에선 계속 음식을 만들고, 집에서는 계속 잠만 자는 모순의 나날들이다. 음식 잘하면 뭐하냐. 요즘 남편에게 맛난 음식을 못 먹여 말라가는데”라며 특유의 농담을 건넨다.
또한 세 아들의 엄마이기도 한 금보라(‘덕구’ 임현식의 처로 등장)는 “식구들이 입이 까다로워야 여자들 음식 솜씨가 느는데, 우리집 아들들은 지푸라기도 잘 먹는 체질들이라 내가 음식 솜씨가 안 는다. <대장금>에선 내가 궁궐 들어갈 일도, 궁중 음식 구경할 일도 별로 없어서 요리 잘하기는 그른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 최고상궁 여운계 | ||
그는 “요리는 재료가 중요한 게 아니라 가족 생각하는 정성이지. 재료만 늘어놔 봐야 돈만 아깝다. 난 옛날에 자식들이 다 말리는데도 쉰밥이 아까워서 혼자 일주일 동안 먹은 적도 있다”고 털어놓는다.
<대장금>의 꽃, 이영애 역시 “된장찌개와 김치찌개 말고는 (요리는) 엄두도 못 낸다”는 쪽이다.
이영애는 12월2일 방영하는 MBC 42주년 창사 특집쇼 <대장금 출연자와 함께하는 사랑의 대장금 잔치>에서 직접 요리 솜씨를 보여달라는 제작진의 주문도 ‘화들짝 놀라’ 거절했다는 후문. “요리도 잘 못하는데 드라마가 끝나기도 전에 주인공의 솜씨가 노출되면 드라마에 하나도 좋을 게 없다”는 게 이영애측의 입장이었다.
드라마를 위해 궁중요리 전문가인 한복려 여사에게 한 달여간 개인수업을 받았다는 이영애.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속에서 때로 서투른 칼솜씨를 속일 수 없는 건, 요리가 어쩔 수 없는 본능적 감각의 예술이기 때문인가 보다. 과연 장금이의 진짜 요리 솜씨를 시청자들이 ‘맛볼’ 방법은 없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