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테네시주 와트버그 인근의 ‘프로즌 헤드 주립 공원’에서 열리는 이 대회가 이렇게 ‘극한’인 이유는 험난한 코스와 코스 길이, 그리고 시간제한 등에 있다. 마라톤 코스는 산을 빙빙 돌아 오르는 코스로 이뤄져 있으며, 20마일(약 32㎞) 길이의 순환 코스를 총 5회 완주해야 한다. 이렇게 완주할 경우 달리게 되는 거리는 약 160㎞.
하지만 문제는 달리는 거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경사진 산등성이를 올라야 하기 때문에 에베레스트를 두 번 오르는 것에 맞먹는 고도인 총 6만 피트 이상의 높이를 오르는 셈이 된다.
이 마라톤 대회가 더욱 어려운 이유는 시간제한에 있다. 각 순환 코스는 12시간 안에 완주해야 하며, 총 5회를 도는 시간이 60시간을 넘어선 안 된다.
또한 응급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거나 발바닥이 부르터도 마땅히 치료를 받을 수가 없다. 물병은 정해진 곳에서 단 두 차례만 채울 수 있으며, 위치를 찾기 위해 GPS 장치를 사용하거나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그 대신 지도와 나침반만 사용할 수 있다.
이 마라톤을 처음 고안한 게리 캔트렐은 “마틴 루터 킹 주니어를 암살한 제임스 얼 레이가 인근 교도소에서 탈주한 것에서 착안했다”라고 배경을 설명하면서 “레이는 숲속으로 도망친 후 55시간 동안 고작 8마일밖에 도망을 못 갔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인근 산악 지형이 험난하다는 이야기다. 현재 그 교도소는 ‘바클리 마라톤’ 코스에 포함되어 있다.
마라톤에 참가할 수 있는 인원은 매년 35명 정도로 제한되어 있으며, 이들은 엄격한 신체 기준에 부합해야하는 것은 물론, ‘내가 바클리 마라톤에 참가해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에세이 한 편을 작성해야 한다.
올해 대회에는 모두 40명이 참가했지만 단 한 명도 완주에 성공하지 못했으며, 아직까지 여성 참가자들 가운데 완주에 성공한 경우는 없다. 이에 켄트렐은 “올해도 산이 이겼다. 이 마라톤은 인간과 산의 대결이다”라고 말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