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이승연이 경기도 광주 나눔의집 할머니들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사죄하는 모습.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이 와중에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는 이승연이 왜 그런 엄청난 자충수를 뒀는가 하는 점. 취재 결과 누드집을 찍기까지 이승연의 주변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과연 그녀는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었을까.
주변 사람들은 이승연이 그동안 경제적으로 매우 안 좋은 상황에 놓여 있었다고 전했다. 이승연이 돈 문제로 인해 오랫동안 고민해 왔다는 것. 심지어 몇몇 지인들에게 사기를 당해 금전적 피해까지 당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과연 어떤 일들이 그녀 주변에 있었던 걸까. 이에 대해 이승연의 매니저 황남진씨는 “이승연씨가 여러 차례 아는 사람들에게 돈을 떼인 일이 있었다”면서 “그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던 게 사실”이라고 조심스레 밝혔다.
드라마 속 당차고 도시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실제 이승연은 마음이 모질지 못한 성격이다. 그녀의 주변 사람들도 하나같이 이승연에 대해 여리고 착한 심성을 지니고 있다고 평한다.
때문에 이승연은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에게 몇백만원에서 심지어 몇천만원까지 도움을 주곤 했다고 한다. 도움을 요청하는 손길을 차마 뿌리치지 못했던 것. 한 지인은 “남을 도와준답시고 좋은 일은 해왔지만 정작 본인은 돈이 없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 지난 19일 네띠앙엔터테인먼트의 박지우 이사가 ‘위안부 누드’ 1차 촬영분을 소각했다. | ||
매니저 황씨는 “한번은 사정이 어렵다고 ‘자신의 사업에 투자를 좀 해달라’며 편지를 보낸 사람이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모두 거짓말이었다”며 “그때 적지 않은 돈을 사기당했지만 한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승연은 이 같은 금전적인 문제를 ‘계산적으로’ 처리하지도 않았던 것 같다. 심지어 매니저에게조차 상의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사기로 피해를 본 액수가 구체적으로 얼마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황남진씨는 “승연씨가 개인통장에서 자비를 직접 보내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에 나조차도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승연은 타고 다니던 차도 최근 바꾼 상태였다. 그간 외제차를 몰고 다녔던 이승연은 “국산차가 좋다”면서 ‘SM5’로 바꾸었지만, 이 역시 현재의 경제적 어려움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이승연이 12일 기자회견 때 들고 온 핸드백을 두고 명품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그녀의 속마음은 이미 헐벗어 있던 셈이다.
이 같은 처지에 놓여 있던 이승연은 이번 누드화보 파문으로 인해 팬과 명예를 한꺼번에 잃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더구나 이로 인해 입은 금전적 손해는 이루 헤아리기조차 힘들 정도.
누드 파문의 고비를 한 차례 넘긴 뒤 이승연측은 이번 사태의 후유증으로 광고주들과 얽힌 문제를 처리하느라 또다시 고민에 빠져 있다. 다행히 법적 분쟁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나 처리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상황이다.
한편 한 연예 관계자는 “이승연이 누드집 촬영을 계약하면서 모종의 계약금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이승연이 급박해진 경제사정으로 인해 판단력을 잃었던 게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이승연측은 이런 시각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누드집 발표 기자회견 당시에도 이승연은 “개런티는 단 한푼도 받지 않았다”면서 “수익금이 생긴다면 전액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쓰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과정이야 어찌 됐든 이승연은 결국 이번 파문으로 인해 모든 면에서 더욱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방송 및 광고촬영 중단 등으로 한동안 경제활동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여론의 따가운 눈총으로 인해 은퇴를 고려할 상황에까지 이른 것.
과연 이승연이 생애 최대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또 그녀를 경제적으로 이용했던 적잖은 사람들이 앞으로 어떤 반응을 보일지 자못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