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상주박물관(관장 전옥연)은 특별기획전으로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주 앉은 듯 그리운 마음을 편지에 담아 ‘천리면목(千里面目), 그리운 마음을 전합니다’ 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박물관 소장 및 기탁, 대여한 간찰을 통해 편지 속 당대를 살아간 상주 사람들의 삶을 엿 볼 수 있다. 이번 특별전은 지난 1일부터 10월 25일까지 열린다.
현재 우리가 볼 수 있는 대부분의 간찰이 바로 조선시대 것이다. 조선시대 사대부에서부터 이름 없이 살다간 여성들에 이르기까지 옛 사람들의 희로애락(喜怒哀樂)이 한 편의 편지에 그대로 담겨 있다. 비록 작은 종이 위에 빼곡히 쓰여 있어 쉽게 보이지만, 기본적으로 상대방을 존중하는 예법이 그 밑바탕에 깔려 있다. 전시의 구성은 간찰의 의미와 형식, 내용에 따라 안부, 경하와 조문, 학문으로 나누어 관련된 간찰을 보여준다.
여러 간찰 속에는 일중독에 빠진 자신의 모습, 친척동생의 학업 걱정, 시집간 딸을 생각하는 아버지의 마음, 상을 당해 비통한 마음, 노비의 안부를 묻는 살뜰함은 물론 학문에 정진하고 존애원 설립 및 성역 낙성식 등 고을의 안위를 걱정하는 등 행동하는 지식인의 면모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전옥연 상주박물관장은 “옛 사람들은 몇 날 며칠을 기다려 간찰을 주고받았다. 오가는 먼 길에 행여 잃어버려 소식 전하지 못할까 걱정도 했다. 예나 지금이나 간찰 속 그 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은 크게 달라짐이 없다.” 며 “이번 전시를 통해 대화 단절의 시대를 사는 지금, 그 시대 사람들과 상주의 역사문화를 만나고, 차마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인정(人情) 듬뿍 담긴 관계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이동주 기자 ilyo8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