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트리플플레이 완성 장면.
하나의 타구로 세 개의 아웃카운트를 한꺼번에 잡아내는 희열을 느끼기란 사실 쉽지 않다. 삼중살은 KBO리그에서도 진귀한 기록이다. 34번째 시즌을 치르는 동안 단 55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가장 최근의 삼중살은 SK가 지난해 8월 29일 인천 LG전에서 성공시켰는데, 이 역시 3년여 만에 나온 기록이었다. SK가 0-6으로 뒤진 5회 초 무사 1·2루서 LG 이병규의 직선타구가 3루수 최정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 들어간 게 발단. 공교롭게도 LG의 두 주자는 치고 달리기 작전으로 빠른 스타트를 끊은 직후였다. 결국 최정이 2루수 박계현에게, 박계현이 다시 1루수 박정권에게 이어 던져 트리플플레이가 완성됐다.
KIA는 이보다 3년여 전인 2011년 5월 8일 문학 SK전에서 역대 최초이자 유일한 연장 끝내기 삼중살을 성사시키기도 했다. 연장 11회 초 귀한 점수를 뽑아 2-1로 앞선 KIA는 곧 11회말 무사 1·3루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SK 조동화의 타구가 투수 유동훈의 글러브 속으로 직진했고, 3루수 이범호가 유동훈의 송구를 받으면서 홈으로 달리던 3루주자 김연훈까지 아웃됐다. 이어 이범호는 동료들의 콜을 듣고 1루주자 박진만도 아직 귀루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부랴부랴 1루로 공을 던져 세 명 모두 아웃. 1993년 4월 10일 대구 쌍방울-삼성전 이후 18년 만에 나온 통산 4호 끝내기 삼중살이자 첫 연장 끝내기 삼중살이 그렇게 탄생했다.
배영은 스포츠동아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