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토지>의 주인공 최서희로 분한 김현주. 그녀는 서희 역이 “어울린다”고 자신했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결국 그녀와 마주앉은 시각은 오후 3시. “오래 기다리게 해서 너무 죄송하다”며 미안한 표정을 짓는 김현주 역시 마찬가지로 하염없이 기다린 것을 알기에 뭐라 탓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는지 한 시간 넘게 이어진 인터뷰에서 김현주는 생각보다 훨씬 솔직한 얘기들을 들려주었다.
김현주는 오는 23일부터 SBS사극 <토지>에서 성인 주인공 ‘최서희’역으로 등장하게 된다. 박경리 원작의 <토지>는 이미 두 차례나 드라마로 만들졌던 ‘대작’이기도 하다. 김현주가 적잖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던 상황이다.
“요즘 주변에서 ‘너 참 부담 되겠다’는 얘기들을 하니까 슬슬 걱정이 돼요.(웃음) 일부터 전에 방영했던 드라마를 보지 않았어요. 한혜숙 선배님이 하셨던 것은 기억도 안 나고, 최수지 선배님이 출연하셨던 <토지>는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저보다는 훨씬 더 강한 서희였더라구요. 제 이미지 때문인지 지금의 ‘서희’는 덜 표독스러운 것 같아요. 또 지금 청소년기를 소화해내는 아역 탤런트(신세경)를 만났는데 너무 성숙한 거예요. 솔직히 그 친구 때문에 잔뜩 긴장하고 있어요. 느낌이 이어져야 하니까.(웃음)”
김이 모락모락 나는 녹차로 추위를 달래고 있는 김현주에게 “서희 역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이 신경 쓰이지 않느냐”는 다소 민감한 질문을 건네 보았다.
“제 이미지가 좀 발랄해 보여서인지 서희를 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를 많이 하시더라구요. 초반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이러쿵저러쿵 찬반논쟁도 있었고 말들이 많았죠. 제가 원래 작은 일에 신경을 많이 쓰는 타입이라 일부러 기사도 보지 않았어요. 칭찬 열 개에 지적 하나를 받으면 그 지적만 마음에 걸려요.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이 올리는 글들을 보고 참고하는 배우들도 있다고 하는데 전 ‘그릇’이 작아서 그렇게 안돼요. 이왕 하고자 마음먹은 거고, 전 제가 어울린다고 자신하거든요.(웃음)”
“눈이 마음에 들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이상해지는 것 같아요. 사회에 찌들어서 그런가.(웃음) 눈썹도 마음에 들어서 얼마 전에 방송에서 어떤 역을 맡아도 ‘눈썹만은 절대 못 민다’고 얘기했었는데 그건 배우의 자세가 아닌 거 같아서 정정하려구요. 정정해 주세요. 하하. 주근깨가 좀 있지만 자연스러워서 괜찮은 거 같구요. 귀도 너무 작은 거 같고 얼굴도 좀 길어요. 얼굴형도 마음에 안 들고. 실물이 다들 더 낫다고 얘기하시는데 화면에서는 내 얼굴이 이상하게 나오나? 그래요?(웃음)”
김현주는 사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솔직한 고백을 했다. 남자친구와 결혼 등에 관한 ‘인간 김현주’의 모습에 대한 생각들이 이어졌다.
“저는 실은 누구한테 창피하거나 꿇리는 걸 굉장히 싫어하거든요. 그래서 제 남자친구도 굉장히 ‘킹카’였으면 좋겠어요. 직업적으로도 그렇구요. 사람들이 나보다 내 남자친구를 보며 부러워하기를 바래요. 그런데 웬만큼 생기고, 사람도 좋고, 나한테 잘해주면 금방 정이 들고 좋아하게 돼요.(웃음)”
김현주는 이어 “결혼은 4년 뒤 하고 싶다”며 그 이유를 털어놓았다.
“연예계 데뷔한 뒤로는 누굴 사귀어 본 적이 없어요. 진짜 믿어주세요!(웃음) 그런데 이 일을 하다보니 연예인들끼리 만나 결혼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다른 분야의 사람들 만날 기회도 적고. 요즘은 서른도 좀 빠르지 않나요? 서른 두 살쯤 결혼하는 게 제일 적당할 것 같아요. 근데 그때 가서 결혼발표 기자회견 하면 기분이 어떨까? (옆의 매니저를 쳐다보며) 사람들이 ‘갈 때 됐으니 가나보다’ 그러겠지?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