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수정 | ||
일본뿐만 아니라 중국, 동남아시아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욘사마’ 배용준. 그는 가히 ‘걸어 다니는 다국적 기업’라고 할 만하다. 그런데 배용준은 하마터면 이 엄청난 행운을 놓칠 뻔 했다. 드라마 <겨울연가>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을 당시, 배용준은 자신의 배역에 대해서 회의적이었다. 그동안 부드러운 이미지로만 일관해왔던 자신의 연기 패턴을 달리 해야 하지 않나 하는 고민에 빠졌던 것. 그런데 배용준의 소속사 사장이 “이번 기회야말로 큰 연기자로 대성할 수 있는 기회니 다른 거 생각하지 말고 출연하라”고 간곡히 설득했다. 한번 고집을 세우면 좀처럼 포기할 줄 모르는 배용준이었지만 결국 사장의 부탁을 거절 못해 <겨울연가>에 출연했던 그를 가리켜 주변에선 ‘억세게 운 좋은 사내’라고도 표현한다.
덕분에 아시아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배용준의 연예계 입문은 평범하기 그지 없다. 연예계 데뷔 전 배용준의 꿈은 행정고시 합격이었다. 그러나 목장업을 하던 아버지의 사업이 실패하자 고시의 꿈을 버리고 생활전선에 뛰어든 것. 당시의 고통과 슬픔이 지금은 어마어마한 행운과 기쁨으로 뒤바뀐 셈이다.
국민배우 안성기 역시 베트남이 망하지 않았더라면 평범한 샐러리맨으로 살아갔을 것이다. 대학 때 베트남어를 전공했던 안성기는 군 제대 후 사회에 나와 보니 베트남이 패망해서 취직을 할 수 없는 상태. 할 일을 찾다가 하는 수 없이 영화판에 발을 디뎠고, 지금의 국민배우로 자리매김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전화위복이란 말처럼 베트남 패망이 결국 최고의 국민배우를 만든 셈이다.
▲ (왼쪽부터) 소지섭, 배용준, 안성기 | ||
소지섭은 몇 년 전 KBS의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출발 드림팀>을 찍다가 쇄골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는데 그 때 제대로 치료도 못 받고 드라마 <유리구두>와 영화 <도둑맞곤 못살아>를 찍느라 후유증이 커져버린 것이다. 소지섭의 팬들 입장에서는 그나마 현역으로 그를 보내지 않는 것을 위안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뜻하지 않은 사고나 시련이 그 사람을 단련케 하고 행운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는데, KBS의 강수정 아나운서도 그런 케이스다.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2년 반 동안 어렵게 7번의 시험을 통해 아나운서의 꿈을 이룬 강수정 아나운서는, 유달리 ‘뉴스 징크스’가 있다. 그녀가 뉴스를 맡기만 하면 꼭 ‘사고’가 터지기 때문에 그녀가 뉴스를 진행하기 위해 나타나면 뉴스 제작 스태프 모두가 긴장(?)한다고.
그녀의 첫 뉴스 사고는 부산 시절에 일어났다. KBS에 입사해 2개월의 연수를 받은 뒤, 부산에서 1년간 근무를 했을 당시 처음으로 저녁에 방송되는 뉴스 중 4분짜리를 진행하게 되었다. 그런데 실수로 뉴스 원고를 너무 빨리 읽어버리는 바람에 순간적으로 아찔해진 그녀가 수습 차원에서 다음과 같은 멘트를 토해냈다. “다음 뉴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손에 남아 있는 원고가 없었다. 결국 끝날 시간이 몇 초 남지 않은 걸 발견하고 한 말이 “뉴스를 마치겠습니다” 였다고.
이런 사고가 몇 번 있은 뒤 그녀에게 들어오는 뉴스가 없었다. 결국 생방송으로 진행되지 않는 프로그램을 맡다보니, 지금의 위치(?)에 오게 된 강수정 아나운서는 불행이 행운을 가져다 준 케이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