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순 안전보건공단 이사장은 글로벌 정책포럼은 대륙별 대표자와 국제기구 정책입안자들이 서울에 모여 쾌적한 일터, 건강한 근로자를 위한 미래 전략 수립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2015년 서울 국제산업보건대회’ 대회장인 그를 <일요신문>이 만났다.
-최근 산업현장의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산업현장에 사고가 반복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원인은 ‘안전이 중요하다’는 의식이 산업현장에 제대로 정착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안전이 기업경영의 중요한 축으로 내재화되고, 장수 기업이나 지속가능한 기업의 필수요소라는 인식이 확산될 때 우리 산업현장에 안전이 문화로 정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우리나라의 산업재해 현황은.
“우리의 일터에서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매일 250여 명이 부상당하고, 5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일년으로 계산하면 한해 9만여 명의 재해자가 발생하고, 이중 2000명 가까이 사망하는 셈이다. 실제로 2014년 산업재해 통계를 살펴보면 재해자 수는 9만 909명이 발생했고, 이중 1850명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과 비교하면 전체 재해자 수는 915명이 줄었고, 사망자 수도 79명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선진국과 비교한다면 우리나라의 산업안전수준은 어떤 편인가.
“나라마다 산업재해 통계를 산출하는 기준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산재통계를 국가별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근로자 만 명당 사고로 인해 몇 명이 사망하는 지를 나타내는 사고 사망 만인율을 비교해보면, 우리나라가 일본이나 독일 등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013년 산업재해로 인한 직접손실액은 약 3조 8000억 원이며 간접손실액을 포함한 경제적 손실액은 무려 18조 9000억 원이 넘는다.”
- 산업재해예방을 위해 공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것 같다. 올해 공단의 산업재해 감소 목표는.
“올해 공단의 경영목표는 사고 사망만인율·사고 재해율·업무상질병 만인율을 전년 대비 5% 감소시키는 것이다. 공단은 올해 산재예방 사업의 목표달성을 위한 5가지 사업으로 ▲대형사고 예방 대응체계 구축 ▲산재취약계층 안전보건 확보 ▲사업장 자율적인 안전보건체계 구축 지원 ▲근로자 직업건강 증진 인프라 구축 ▲범국민 안전의식 확산 위한 안전문화사업 등을 집중 추진하고 있다. 공단은 산재예방 사업을 통해 일터에서 안전이 시스템으로 구축되고, 노사가 자율적으로 안전보건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안전 격차를 줄이고, 우리사회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산업재해예방을 위해 현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실행방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산업안전문제는 정부나, 공단 등 특정기관만의 몫이 아니다.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에서부터 사업주, 시민단체, 학계 등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가 인식을 함께하고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현장에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작은 것, 사소한 것부터 안전을 행동에 옮기는 노력이 필요하다.”
-5월 31일부터 우리나라에서 국제산업보건대회를 개최한다. 어떤 대회인가?
“국제산업보건대회는 국제산업보건위원회(ICOH)가 3년마다 개최하는 산업보건분야 최대의 국제행사다. 우리공단은 지난 2009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개최된 제29회 대회에서 2015년 제31회 대회를 유치했다. 국제산업보건대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1969년)과 싱가포르(2000년)에서 개최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대회의 특징은.
“올해 대회 주제는 ‘산업보건의 글로벌 하모니 : 세계를 하나로’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안전보건 격차를 좁히는 통합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올해 대회는 학술 발표뿐 아니라 안전보건 현안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준비했다. 기존 대회에는 없었던 정책 포럼이나 대표자 회의 등 새로운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글로벌 산업보건의 현황을 점검하고, 실천과제를 도출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서울성명서가 발표된다. 어떤 내용이 담겨있나.
“서울성명서는 6월 5일 오후 2시 대회 폐막식에서 발표한다. 이번 대회를 마무리하며 주요 참석자들이 성명서에 서명한다. 서울성명서는 전 세계 모든 근로자들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정부기관, 국제기구, 비정부기구 등 모든 기관들이 공동 노력할 것을 다짐하는 내용이다. 앞으로 실행과제 도출과 지속적 협업을 통해 산업보건의 글로벌 하모니를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대회를 통해 기대하는 성과가 있다면.
“선진국은 오랜 기간 동안 산업화 과정을 거쳤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며 안전보건 시스템을 체계화했다.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 동안 압축 성장을 통해 경제발전을 이뤘으나, 이 과정에서 다양한 안전보건 문제를 겪고 있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안전보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선진국의 모델을 참고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회가 우리나라에는 국제 교류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고, 안전보건 현안을 해결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이번 대회를 통해 안전보건분야에서 세계의 중심에 서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강성태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