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보영은 “내 남자친구가 다른 여자와 친하게 지내는 건 너무 싫다”고 말했다. 그의 ‘민들레 사랑’이 이뤄질까.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요즘 방송가의 가장 큰 관심사는 KBS <어여쁜 당신>과 MBC <굳세어라 금순아>가 벌이는 조마조마한 시청률 경쟁이다. 9시 뉴스 시청률까지 영향력을 미친다는 양 방송사의 일일연속극 시청률 경쟁은 현재 1~2%P 차이를 보이며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물론 그 중심에는 양 드라마의 주축인 ‘어여쁜’ 이보영과 ‘굳센’ 한혜진이 있다. 전형적인 청순가련형에 현대 여성의 강인함이 겸비된 이보영의 캐릭터는 ‘촌티’에 ‘망가짐’을 겸비한 한혜진에 비해 덜 두드러지지만 조용히 시청자를 끌어당긴다. 그런 이유에선지 시청률 승부에선 이보영이 우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워낙 근소한 차이인지라 부담감은 쫓기는 쪽이 더할 수밖에 없다.
“치열한 시청률 경쟁에 다소 예민해진 분들도 있기는 해요. 하지만 앞으로 점점 좋아질 거라는 확신이 있어 걱정 안해요. 드라마가 초반이라 다소 밋밋해 보여도 사건이 하나 둘씩 불거지면서 점차 흥미를 더해갈 테니까요.”
대학 시절에 아르바이트 삼아 한두 편씩 CF에 출연해오던 이보영이 정식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건 지난 2003년 4월 SBS 주말연속극 <백수탈출>을 통해서였다. 연기 경험이 전무한 그에게 주어진 첫 번째 배역은 주연급 비중의 조연이었다. ‘스튜어디스가 될 뻔한 아나운서 지망생’이라는 특이한 이력의 그가 느닷없이(?) 배우가 된 것이다.
“대학교 4학년이 되고 막상 취업을 생각하니 막막했어요. 그래서 이곳저곳에 이력서를 내며 취업문을 두드렸지요. 승무원 시험이나 아나운서 시험 모두 취업을 향한 대학 졸업반의 몸부림이었어요. 특히 어려서부터 꿈꿔온 아나운서 시험은 4차까지 합격해 기대가 컸는데 아쉽게 최종 단계에서 탈락했어요. 결국 취업이 어려워 대학원에 진학하려고 마음먹었다가 갑자기 SBS 오세강 감독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제가 출연한 CF를 보셨다며 드라마에 출연해보지 않겠냐고. 그렇게 해서 배우라는 직업을 갖게 됐어요.”
중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학창시절 10년을 꼬박 여학교를 나온 까닭에 이보영이 남자들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것이 직장 생활인 연예계가 처음이다. 그렇게 만난 남자 동료가 원빈, 지성, 김승수 등 최고의 스타들이니 나름대로 끌리는 사람도 있었을 법 하다.
“저는 우선 잘생긴 남자 친구는 불안해서 싫어요. 게다가 시샘이 많은 편이라 세인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배우는 더욱 싫고요. 남자친구에 대한 집착이 심하고 불안감도 많은 편이라 연예인 애인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조금은 이상하게 들리는 그의 연애관에선 B형 여성의 전형적인 특징이 느껴진다. “남자 친구가 다른 여자들과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 그냥 싫은 게 아니라 ‘너무’ 싫어요”라는 이보영은 “결벽증이 있다고 느껴질 만큼 애인에 대해서는 소유욕이 강한 편이에요”라고 말한다. 특히 여기저기 눈웃음 흘리는 남자가 가장 싫다고.
인터뷰 내내 이보영은 기자에 대한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그만큼 기사를 통해 상처받은 경험이 많았기 때문이다. 남의 입에 오르내리는 게 싫어 그 흔한 열애설도 한번 없을 만큼 조심해 왔지만 기자들은 취재 열기 앞에서는 무장해제 되어 버린다며 눈을 흘긴다. 특히 무심코 대한항공 승무원 시험을 봤던 경험을 얘기했다가 기사화되는 바람에 상당한 곤욕을 치렀다는 후문이다. 현직 아시아나항공 모델인 그로선 얼마나 황당한 기사였겠나.
그렇다고 기자들을 피할 마음은 없다. 연예인을 평생 직업으로 삼은 만큼 당당하게 매스컴을 대하며 솔직한 모습으로 독자들을 만나고 싶단다. 아직 2년차 신인급 배우인 이보영. 그러나 그 누구보다 확실한 프로의식이 느껴지는 연기자다. 시청자들이 매일 저녁 둘러앉아 이보영에게 채널을 고정하는 이유 역시 이런 프로의식에 반했기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