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용준. | ||
배용준의 브라운관 컴백작이 될 작품인 <태왕사신기>는 김종학 프로덕션에서 3백억원대의 제작비를 들여 준비중인 대작이다. 김종학 프로덕션은 이미 지난해 9월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열고 드라마의 규모와 스토리라인 등을 전격 공개한 바 있다. 이 작품은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대망>을 함께 만든 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가 다시 한 번 손잡은 것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태왕사신기>는 김종학 프로덕션에서 올해 준비하고 있는 드라마 중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무엇보다 주인공이 누가 될지에 대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제작발표회 당시에는 캐스팅 자체가 성사되지 않았다. 한때 몇몇 언론에서 고현정과 김종학 PD의 ‘친분’을 염두에 두고 여주인공으로 고현정이 출연하지 않겠느냐는 추측을 내놓은 바 있었지만, 고현정은 이 작품의 색채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에, 결국 김종학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SBS <봄날>을 택했다.
주연배우의 캐스팅만도 6개월여의 시간이 걸릴 정도로 김종학 프로덕션은 이 작품에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 그간 ‘광개토대왕’역에 몇몇 배우들이 거론된 적은 있었지만, 배용준으로 최종 결정된 것은 불과 얼마전의 일이라고 한다. 한 관계자는 “몇 개월 넘게 배용준측과 작품에 관해 심도 깊은 논의를 해왔고 출연에 합의한 것은 지난 3월10일 전후”라고 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배용준 측은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지난 21일 매니저 양근환 이사는 “섭외가 들어온 작품은 많지만 아직 차기작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또한 김종학 프로덕션의 박창식 제작이사 역시 기자와의 통화에서 “캐스팅에 관해선 몇몇 배우들과 접촉중이나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배용준의 입장으로선 영화가 아닌 드라마 복귀는 쉽게 결정하기 힘든 부분이다. KBS <겨울연가>의 이미지가 너무나 강하게 남아있는데다 현재 촬영하고 있는 영화 <외출>에도 전념해야 하는 입장인 것. 그러나 배용준 스스로가 <태왕사신기>에 대한 강한 ‘욕심’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한 관계자는 “드라마로서는 ‘마지막’이라고 여길 정도로 본인이 이 작품에 대해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한 배용준은 그동안 <겨울연가>에서 보여줬던 부드러운 이미지로 깊이 각인돼 있는 부분에 대해 강한 변신을 희망했던 모양이다. 작품 속에는 액션신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다부진 의욕을 내비쳤다는 것.
▲ 지난해 9월 <태왕사신기> 제작발표회에 나온 송지나 작가와 김종학 PD. 배용준이 합류할 경우 파급 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 ||
퓨전 사극의 성격상 무엇보다 영상팀의 역할을 중요히 여기고 있는 김종학 PD는 <반지의 제왕>팀과의 ‘합작’을 위해 북미 배급권을 주고서라도 도움을 받으려 했으나, 오히려 그쪽에서 더 큰 관심을 보여 왔다고 한다.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반지의 제왕> 영상팀이 ‘동양 판타지’는 처음 시도해보는 것이라 돈이나 이익보다는 작품 자체에 대해 욕심과 의욕을 보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미 <반지의 제왕> 특수영상팀들은 한 차례 한국을 다녀가 배용준을 직접 만나고 돌아갔다고 한다. 이들은 배용준의 ‘실물’을 직접 본 뒤 매우 흡족해 했다는 후문. 올해 서른네 살인 배용준은 이번 작품에서 광개토대왕의 열일곱 살 시절부터 연기해야 하므로 ‘특수효과’의 도움을 받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현지팀들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는 후문이다.
또한 ‘배용준 캐스팅’을 조건으로 일본 측에서는 무려 2백억원의 제작비 지원을 약속한 곳까지 있다고 한다. 한 드라마의 PD가 “모든 드라마의 캐스팅은 배용준부터 시작한다”고 하소연했을 정도로 배용준을 캐스팅하기 위한 방송사와 영화사의 경쟁은 실로 ‘전쟁’이나 다름없다.
한편 배용준이 맡을 주인공 ‘광개토대왕’ 이외의 배역은 아직 캐스팅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애초 광개토대왕과 극중에서 경쟁구도에 놓이게 될 백제 ‘아신왕’ 역할에 배우 S가 캐스팅됐었지만, 배용준의 캐스팅이 성사되자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이외에도 안정된 연기력으로 최근 주가가 급상승중인 J와 P 또한 이 역할에 유력하게 거론되었다가, 배용준과 ‘그림’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보류중이다.
애초 <태왕사신기>는 올 3월부터 촬영을 시작해 가을부터 방영될 예정이었지만 캐스팅이 늦어지면서 오는 10월 크랭크인하는 것으로 연기됐다. 방영시기도 내년 6월로 늦춰진 상황. 알려진 대로 제작팀은 고구려라는 시대배경을 감안해 북한에서의 촬영과 북한배우의 캐스팅도 준비중이다. 이미 김종학·송지나 콤비의 합작이라는 것만으로도 주목을 끌고 있는 이번 ‘대작’이 과연 ‘배용준 효과’로 어떤 ‘대박’을 나을지 더욱 큰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