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무등산>의 포스터. | ||
이런 이유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영화 광고 카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단 한 줄의 문장으로 영화를 압축해 관객들에게 어필해야 하는 광고 카피, 그 비밀을 알아본다.
영화 광고 카피 선정은 마케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 가운데 하나다. 그런 만큼 시안 작성과 선정 과정에는 많은 인원이 동원된다. 제작사 마케팅실과 홍보 대행사 직원, 전문 카피라이터 등이 다양한 시안을 내고 이 가운데서 최종 시안이 결정되는 것.
“<무등산 타잔 박흥숙>에서 문제가 된 카피는 누가 따로 만든 것이 아닌 영화 속 대사 가운데 하나”라는 홍보 대행사 ‘영화인’ 관계자는 “몇 가지 시안과 영화 대사 가운데 인상깊은 것들을 두고 회의를 벌여 이 대사를 메인 카피로 결정했던 것”이라고 얘기한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영화 S 다이어리, 아홉살 인생, 하늘정원, 클래식. | ||
정 이사가 활동할 당시에만 해도 충무로에서 카피라이터라는 별도의 직함은 존재하지 않았다. 으레 포스터를 담당하는 광고 회사에서 카피를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광고 디자인부터 카피까지 모든 직원이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되어야 했다는 게 정 이사의 설명.
현재 영화판에서 활동하는 카피라이터들은 홍보 마케팅실 직원으로 출발, 글 솜씨를 인정받은 이들과 광고업계 카피라이터로 잔뼈가 굵은 뒤 충무로로 들어온 이들이다. 한국 영화의 대박 행진 과정에서 광고업계 전문카피라이터들이 여럿 충무로로 자리를 옮겨왔다. 전문 카피라이터들의 경우 엔딩 크레딧에 ‘포스터 카피’로 이름을 올릴 만큼 영향력이 커지고 있을 정도.
영화 카피를 만들어내는 가장 흔한 방법은 영화 속 대사 또는 상황을 활용해 카피를 뽑아내는 것이다. ‘내가 공짜여서 사랑했니?’(S 다이어리) ‘이 남자 공구(?) 하실래요?’(홍반장) ‘이 나이에도 지키고 싶은 여자가 있다!’(아홉살 인생) ‘미치도록 잡고 싶었다’(살인의 추억) 등이 여기에 속한다. 문제가 됐던 <무등산 타잔, 박흥숙>의 카피 역시 마찬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