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3년 굿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은 신화는 지난해 SBS 가요대전에서 대상을 받는 등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 ||
이런 모습은 연예인과 소속사의 계약 관계에서도 비슷하다. 계약기간이 만료된 인기 연예인을 두고 벌어지는 소속사들의 영입경쟁은 스포츠 FA 스타를 향한 그것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최근에는 최지우, 송혜교 등이 FA 자격으로 소속사를 옮겼고 김태희 김하늘 이수영 등 FA 자격을 획득한 스타들에 대한 영입 경쟁 또한 뜨겁다.
스포츠 FA 스타와 마찬가지로 연예계 FA 스타들 역시 화려한 계약 뒤에 냉정한 성적표가 따라붙기 마련. 알짜배기 FA 스타가 있는가 하면 ‘먹튀’ 신세로 전락한 이들도 있다. 연예계 FA 스타들의 성적표를 살펴봤다.
연예계 최고의 알짜배기 FA 스타는 단연 가수 신화다. HOT, SES 등 같은 소속사 출신 아이돌 그룹들이 재계약 과정에서 해체된 데 반해 신화는 멤버 전원이 소속사를 동시에 옮겨 해체 위기를 넘겼다.
지난 2003년 5월 SM엔터테인먼트와의 재계약 협상(36억원 제시)이 최종 결렬되자 신화는 (주)고반미디어와 42억원에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주)고반미디어의 경영상 어려움으로 한 달 만에 계약이 해지되자 신화는 지금의 소속사인 굿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조건으로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 성현아(왼쪽), 고현정 | ||
신화와 같은 SM엔터테인먼트 출신 아이돌 그룹인 SES의 경우 계약 만료 시점인 2002년 12월 해체를 선언했다. 멤버 가운데 슈만 SM엔터테인먼트에 남았고 유진은 지금의 소속사인 피플엔터테인먼트(당시 명칭 F&J엔터테인먼트)와, 바다는 (주)웅진코웨이개발과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가장 먼저 FA를 선언한 이는 스타성이 돋보인 유진. 데뷔 당시 매니저였던 정해익씨와 개인적으로 전속계약을 맺은 이후 정씨가 설립한 F&J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됐다. 가창력을 인정받은 바다는 20억원의 계약금을 받고 MP엔터테인먼트와 계약했지만 세부 조건이 맞지 않아 계약을 파기하고 당시 음반 시장 진출을 노리던 웅진측과 전속계약을 맺었다.
재계약 과정에서 가장 무성한 소문에 휩싸였던 god 역시 FA 기대주로 손꼽힌다. 2003년 8월 전 소속사인 싸이더스와 계약이 만료된 god는 발 빠른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아 해체설에 휩싸였다. 윤계상과 데니안은 싸이더스와 재계약 했지만 김태우 손호영 박준형은 FA를 선언해 JYP엔터테인먼트와 계약하면서 god의 해체가 임박했다. 하지만 연기자로 변신한 윤계상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다시 god로 뭉쳐 지난해 11월 컴백 앨범을 발표했다. 네 명의 멤버가 두 소속사로 나뉜 특이한 계약 방식이지만 god는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 조성모 | ||
HOT 해체 이후 SM엔터테인먼트에서 나온 멤버들(장우혁 토니안 이재원)이 설립한 JTL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해 ‘먹튀’로 분류됐다. 2001년 5월 예전미디어와 계약한 JTL은 데뷔 앨범이 53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2002년 음반 판매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지만 더 이상 주목받지 못한 채 지난해 해체됐다.
김희선 역시 FA 선언 이후 성적이 좋지 않다. 지난 2000년 누드 파동 이후 소속사를 두손엔터테인먼트로 옮긴 김희선은 지속적으로 스크린 진출을 시도했지만 흥행 성적이 좋지 않았다. 최근 <슬픈연가>로 재기를 노렸으나 역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부상으로 인해 팀을 옮기는 스포츠 스타들이 있듯이 연예계 역시 사건사고에 휘말려 소속사를 옮기는 재활 FA 스타들이 있다. 대표적인 경우는 엑스터시 복용 사건으로 최대 위기에 몰렸으나 소속사를 옮겨 재기에 성공한 성현아.
지난 2002년 3월 엑스터시 복용으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성현아는 EMG로 소속사를 옮기며 누드 화보집 촬영을 감행했다. 누드집 촬영은 성현아에게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고 영화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주홍글씨>에 연이어 출연하며 이제는 스크린 스타로 우뚝 섰다. 지난해 10월 EMG와 사실상 종신계약을 체결한 성현아는 “어려울 때 도와준 만큼 평생 함께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 눈길을 끌었다.
재활 FA 연예인 가운데 최고 기대주는 고현정이다. 이혼 이후 10여 년 만에 연예계로 컴백한 고현정은 가수 이선희가 설립한 후크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고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드라마 <봄날>을 통해 순조롭게 컴백 인사를 마친 만큼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또한 마약 복용 및 간통 사건으로 연예계 활동을 중단한 황수정 역시 지난해 예당엔터테인먼트와 전속계약을 맺어 재활 FA 스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