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요즘 김서형은 일주일 내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주중에는 MBC 일일연속극 <굳세어라 금순아>, 주말에는 SBS 주말연속극 <그린로즈>를 통해 하루도 쉬지 않고 전파를 탄다.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김서형은 이렇게 자신의 연기 인생의 전성기에 조금씩 다가서고 있었다.
일주일 내내 단 하루의 휴식도 없는 강행군. 끼니를 거르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체중이 너무 줄어 걱정이다. 기자가 보기에도 너무 안타까울 만큼 힘들어 보였다.
“육체적으로 힘든 부분은 제어할 수 있는 데 하루에 몇 번씩 두 가지 캐릭터에 몰입하는 게 가장 힘들다”는 김서형은 “특히 <그린로즈>의 ‘유란’은 정말 알 수 없는 여성이다. 그에게 몰입했다 다시 <굳세어라 금순아>의 ‘성란’으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상당한 집중력이 요구된다”고 하소연이다.
소위 말하는 ‘겹치기 출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인데, 분명 이는 시청자는 물론 배우 본인에게도 매우 좋지 않은 선택이다. 이에 김서형은 “아직은 내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야 할 시기”라면서 “좋은 역할을 제시하며 불러주시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캐스팅 제안을 거절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겹치기 출연’을 열심히 하려는 모습으로 봐달라고 부탁한다.
김서형의 연기 인생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작품은 단연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맛섹>)과 <파리의 연인>이다. <맛섹>을 통해 그는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알릴 수 있었고 <파리의 연인>을 통해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냈다.
김서형은 남자배우 복이 많은 배우로도 유명하다. 김성수, 에릭, 박신양, 김유석, 고수 등이 그와 호흡을 맞춘 상대 배우 리스트. 그렇다면 이들 가운데 최고의 배우는 누구였을까. 이 질문에 잠시 머뭇거린 그는 박신양을 최고로 손꼽았다. 그러면서 이들 배우들에 대한 짧은 촌평을 들려줬다.
“김성수씨와 에릭씨는 모두 연기 경력이 거의 없었지만 연기 욕심이 대단해 함께 배우는 자세로 연기를 할 수 있어 좋았다. 김유석씨는 자상함이 돋보인다. 두 드라마를 오가며 힘들어하는 내게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고수씨와 박신양씨는 톱스타다운 여유로움이 돋보인다. 특히 박신양씨의 여유로움에서 배어나오는 카리스마와 진정한 프로의식을 배웠다.”
마지막으로 <맛섹>을 통해 선보인 헤어누드 연기가 국내 배우들 가운데 최초라는 사실을 아느냐고 물어봤다. 이 질문에 김서형은 “헤어누드 장면이 나왔다는 데 어느 장면이에요? 나는 아무리 자세히 봐도 잘 안보이던데”라며 웃음 짓는다. 그것도 아주 쿨한 여성의 환한 웃음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