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답은 너무나 명쾌하다. 돈이 되기 때문이다.
드라마 한 편만 뜨면, 그로 인해 얻어지는 부수입이 어마어마하다. <겨울연가>가 그 대표적 예인데, <겨울연가>가 거둬들인 경제적인 효과는 무려 3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아직도 <겨울연가> 열풍이 가시지 않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얻게 되는 수입까지 합치면 가히 천문학적인 액수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너도나도 드라마 제작을 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꼭 드라마를 직접 제작하지 않더라도 그 중 하나에 대한 판권만 확보하면 엄청난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는 신화가 창조돼 드라마 제작에 대한 열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 신화 창조의 주인공은 바로 김정은의 매니저인 박유택씨다. 박유택씨는 얼마 전 김정은의 소속사였던 GM기획에서 독립해서 ‘파크엔터테인먼트’라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차렸다. 그런데 그 발판이 된 건 지난해 김정은이 출연해 장안의 화제를 모았던 SBS의 <파리의 연인>이었다. 박유택씨는 조성모가 부른 <파리의 연인> OST에 대한 판권을 확보해 벨소리와 컬러링서비스를 실시해 신화창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박유택씨는 극중에서 김정은이 박신양에게 불러준 ‘내게 남은 사랑을 드릴께요’를 컬러링과 벨소리로 서비스해 오랫동안 김정은과 함께 일했던 소속사에서 독립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
드라마에 나온 노래를 컬러링으로 서비스할 수 있다는 힌트를 얻은 박신양의 소속사도 엄청난 수익을 올리게 됐다. 그건 바로 박신양이 극중 지치고 힘든 김정은을 위로하기 위해 불러 많은 여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사랑해도 될까요’이다.
재밌는 사실은 원래 박신양이 김정은에게 불러주려고 했던 노래는 유리상자의 ‘사랑해도 될까요’가 아니라 팝송곡 ‘문리버(Moon River)’였다고 한다. 그것도 아주 코믹하게 말이다. 그런데 대본을 철저하게 보기로 소문난 박신양이 코믹한 것보다는 진지하게 노래를 부르는 게 낫다고 연출자에게 건의했고, 연출자도 동의했던 것. 그리고 ‘사랑해도 될까요’를 전격적으로 추천한 사람은 다름 아닌 박신양의 매니저였다고 한다.
노래를 들어본 제작진의 OK 사인이 떨어지자마자 박신양의 소속사인 싸이더스HQ에선 부랴부랴 음원을 확보해 3개 이동통신사에 컬러링과 벨소리를 서비스하기로 계약을 맺고 대박 행진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드라마가 뜨면 OST가 덩달아 뜨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 때문에 드라마가 웬만큼만 인기를 얻으면 너도나도 OST 제작에 참여해 판권을 확보하고 싶어한다. 송혜교와 비가 출연했던 <풀하우스>나 강동원이 주연으로 나왔던 <매직>, 이동건과 김하늘이 애틋한 사랑을 펼쳤던 <유리화> 등의 OST가 떠서 “대박이 아니어도 좋다. OST만 떠다오!”라는 말이 생길 정도다. 이로 인해 드라마에 삽입할 곡을 무엇으로 선정할 것인가에 온 관심이 집중되는 기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한류스타 김희선과 권상우가 주연으로 출연해 엄청난 흥행을 기대했던 MBC의 <슬픈연가>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저조한 시청률로 제작진을 심히 실망시켰던 이 드라마는 의외로 OST가 대박을 터뜨려 효자 노릇을 했다. 한류스타 김희선과 권상우가 출연해 중화권과 일본에서 인기를 끌 거라고 예상해 OST 제작에 온갖 정성과 심혈을 기울인 효과가 나타났던 것.
뭐니뭐니 해도 드라마 제작으로 얻어지는 짭짤한 부수입은 극중 출연배우가 착용하고 나온 액세서리와 의상이다. 그 원조는 역시 황신혜다. 그녀가 하고 나왔다 하면, 머리핀이건 목걸이건 모두가 유행을 하는 바람에 제작사에선 아예 사전에 액세서리업체나 의상업체와 협의를 해서 상품화를 기획하고 있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라 내로라하는 패션업체 등에선 출연 배우가 대형스타이거나 그 드라마가 뜰 조짐이 있으면, 사전에 계약을 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