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정훈-한가인 커플 | ||
과연 무엇이 문제였을까. 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기자는 결혼식 준비 과정에서부터 워커힐측과 결혼식 대행업체 아이웨딩측이 상당한 마찰을 빚어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결국 준비 과정부터 불안한 조짐이 관측되고 있었던 것. 화려한 스타의 결혼식, 그 이면을 들여다봤다.
신은경의 화려한 결혼식으로 유명해진 워커힐 제이드가든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화려한 파티식 야외 결혼이 가능한 장소다. 연정훈-한가인 커플의 결혼식에 투여된 금액은 대략 1억원가량. ‘너비아니 코스’로 준비된 식비가 4천5백만원가량(하객 1천 명 기준)이고 첫날밤을 지낸 애스톤하우스 숙박비가 1천5백만원, 그리고 꽃장식을 비롯한 식장 데코레이션 비용에도 2천만원이 투입됐다. 여기에 경호업체 비용 5백만원을 비롯한 부대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어갔다. 또한 야외 결혼식의 경우 우천시를 대비해 워커힐 비스타홀을 동시에 임대해야 하기 때문에 장소 대관비가 두 배나 들었다.
음료를 비롯해 관현악 연주, 토피어리 장식 등 협찬을 받은 부분은 제외하고, 워커힐측의 배려로 할인된 부분(통상 스타의 결혼식은 20~30% 할인해줌)을 감안해도 최소 1억원가량의 경비가 발생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호화 결혼식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다. 워커힐 VIP마케팅팀 김은아 과장은 “보안 부분에서 매끄럽지 않았다”면서 “전체적으로 성스러워야 할 결혼식이 이벤트화됐다는 부분이 아쉽다”고 평가한다. 또한 결혼식을 총괄한 아이웨딩의 윤현철 팀장은 “진행은 매끄러웠지만 인원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얘기한다.
그런데 이상한 부분은 워커힐과 아이웨딩이 서로 상대방에 대한 상당한 불신감을 토로하고 있다는 점이다. 워커힐 김 과장은 “기존에는 결혼 전 과정을 우리가 통제했으나 이번에는 대행업체가 중간에서 대부분을 컨트롤했다”면서 “그런데 예식 진행이 매끄럽지 않을 경우 모든 책임이 우리 몫이다. 앞으로의 예식에서는 대행사를 배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반면 아이웨딩의 윤 팀장은 “워커힐측이 너무 비협조적으로 나와 준비 과정부터 불협화음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웨딩 담당자가 별도로 없는 상황에서 마케팅 부서가 결혼식을 총괄한다는 방식부터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 연정훈-한가인 커플의 동시입장 장면(위),취재진에 밀려 넘어진 문제의 꽃장식.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 ||
특히 문제는 예식 도중 발생한 꽃장식 파손 사고에 집중된다. 사고의 시작은 신랑신부 동시 입장이었다. 당시 취재진이 몰려들어 포토라인이 무너졌고 결국 꽃장식에 사용된 유리구 몇 개가 파손되고 말았다. 웨딩마치가 울리는 가운데 끝내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워커힐측은 아이웨딩의 준비 부족을 토로했다. 워커힐측은 “취재진에 비해 경호업체 직원이 턱없이 모자랐다”면서 “신은경씨 결혼식 당시보다 취재진은 두 배 이상 늘어났는데 경호업체 직원은 그 당시보다 훨씬 적었다. 결국 우리 탓이 아닌 사고인데 배상 책임은 우리가 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얘기한다. 당시 경호업체 섭외는 아이웨딩측 담당이었다.
경호업체 관계자들에 의하면 이같이 행사 진행 도중 사고가 발발할 경우 비용 지불은커녕 위약금 청구도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아이웨딩측은 사고의 책임이 경호업체가 아닌 워커힐측에 있다고 주장한다.
“예상을 훨씬 초월하는 취재진이 몰려들었음을 감안할 때 경호업체의 능력을 넘어서는 상황이었다”는 아이웨딩 윤 팀장은 “이런 상황을 대비해 통로 꽃장식을 단단한 울타리로 만들어 취재진의 접근을 원천봉쇄할 수 있게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으나 리본을 두른 게 전부였고 유리 구조물 역시 너무 높아 넘어지기 쉬운 구조였다”고 얘기한다.
양측 모두 이번 결혼식이 수익과는 무관했다고 분석했다. 워커힐 홍보 담당 전수영 지배인은 “수익성은 떨어지고 직원들도 너무 힘들어 해 김승우-김남주 커플 결혼식이 끝나고 나면 홍보 효과를 정확히 분석해본 뒤 효과가 미약하면 연예인 결혼식을 자제할 방침”이라고 얘기한다. 한가인의 극중 언니였던 채시라의 남편인 김태욱씨가 운영하는 아이웨딩측 역시 “사장님과의 친분으로 일을 시작해 어차피 수익은 생각하지 않았지만 예상보다 지출이 너무 심했다”고 분석한다.
하지만 이런 자체 분석에도 불구하고 양측 모두 상당한 홍보 효과를 누리게 될 전망이다. 벌써부터 연정훈 한가인 결혼식과 관련해 문의 전화가 두 회사로 몰려들고 있다는 후문. 다만 두 회사의 이익 다툼과 책임 공방으로 인해 결혼식에 커다한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결혼식도 물론 사업의 일환이지만 그 주인공에게는 평생 기억될 순간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