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영화 <용가리>에는 무려 3백여 명의 외국인 배우들이 출연했다. | ||
방송에 등장하는 외국인 배우들은 어떻게 출연하게 되는 걸까. 프로그램 제작진은 외국인 전문기획사를 통해 이들을 섭외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 외국인 배우들만을 전문으로 매니지먼트하는 회사는 불과 4~5곳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때문에 ‘그때그때’ 필요한 외국인 배우들은 마구잡이식으로 동원되는 일도 허다하다고.
외국인 배우들의 매니지먼트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홍수엔터테인먼트’의 홍지영 실장은 이와 관련된 갖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그는 “많게는 수백 명까지 동원되는 경우도 있는데 필요하다고 하면 우리는 어떻게든 만들어 데리고 간다”고 웃으며 털어놨다. 홍 실장이 담당하는 동안 외국인 배우들을 가장 많이 출연시켰던 경우는 3백여 명 정도. 바로 심형래가 만든 영화 <용가리> 때였다고 한다. 또 재작년엔 ‘외국인들의 김치만들기’ 프로그램에 1백50명을 한꺼번에 출연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경우 이들을 모두 ‘배우’라고 부르기엔 무리가 있다. 연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 그야말로 ‘얼굴만’ 출연하는 외국인들은 대다수가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이들로 아르바이트 삼아 방송에 출연하는 것이다. 홍 실장은 “예를 들어 ‘내일 당장 1백명이 필요하다’고 할 때처럼 급하게 섭외해야 할 경우 우리가 갖고 있는 리스트에 있는 이들 말고도 외국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곧바로 섭외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외국인 배우들 또한 ‘길거리 캐스팅’이 많이 이뤄진다. 이대 앞이나 이태원 등지가 주로 기획사 관계자들이 방문하는 곳. 이곳에서 캐스팅된 배우들 중에는 전문 연기지도과정을 거쳐 배우나 모델로 활동하려고 준비하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
||
| ▲ MBC 드라마 <영웅시대>에도 많은 외국인 배우들이 미군 역할로 출연했다. | ||
5월16일부터 방영될 SBS <패션70s>에도 ‘홍수엔터테인먼트’의 외국인 배우들이 출연하게 되는데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다고 한다. 극중에 출연하게 될 외국인 DJ 역에 대해 제작진이 사진을 주며 그 사진 속의 사람을 찾아오라고 주문했던 것. CF에만 몇 번 출연했던 그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른 채 ‘이름’ 하나만을 달랑 가지고 수소문했다고 한다. 홍 실장은 “결국 군산에 사는 그 사람을 촬영장인 경주까지 데려오긴 했는데 촬영이 늦어지는 바람에 한 컷도 찍지 못하고 되돌려 보내야 했다”고 털어놨다.
‘올로케이션 촬영’을 표방하는 드라마 또한 외국인 배우들이 필요하다. 대부분 초반 장면만 해외촬영을 하기 때문에 나머지 부분에선 이들의 역할이 중요한 것. 이국적 분위기를 담기 위해 화면 속에 외국인들의 등장은 필수다. MBC <슬픈연가>에서도 해외 분위기를 담은 국내 촬영분에서 외국인 배우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당시 제작진은 ‘완전한 재즈가수의 분위기를 가진 배우가 필요하다’고 주문했고 이에 기획사는 외국인들이 자주 드나드는 이태원의 한 재즈바에서 출연진들을 섭외했다고 한다.
그럼 이들의 개런티는 어느 정도나 될까. 담당자들은 하나같이 ‘그야말로 천차만별’이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급수에 따라 적정선의 액수는 정해져 있다고 한다. 재연 프로그램의 경우 대사가 있고 어느 정도의 연기가 필요한 A급은 하루 출연에 20만~30만원 정도. 물론 기회는 드물지만 CF 출연이나 영화 출연은 이보다 보수가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