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남주의 귀에서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귀고리는 3억원을 호가하는 협찬품이다. | ||
고현정이 컴백할 때 벌어진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치열한 로비전은 역시 ‘고현정!’이라는 감탄사를 자아내게 했다. 해외 명품 브랜드는 소위 말하는 A급 연예인이나 인기 PD의 작품이 아니면 아예 퇴짜를 놓기 일쑤인데, 고현정은 역시 그 이름에 걸맞게 먼저 접촉하지도 않았는데 여기저기서 협찬을 해주겠다고 나서 치열한 로비전이 펼쳐졌다. 그래서 당시 연예인들 사이에선 “한창 잘 나갈 때 결혼하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돌기도 했다.
상당수 여자 연예인들은 무엇을 걸쳤느냐에 따라 자신의 스타성이 판가름난다고 여기기 때문에 시상식같이 화려한 의상이 필요할 땐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진다. 마치 무슨 첩보전쟁처럼 상대편이 어떤 의상과 보석을 하고 나오느냐를 사전에 알아내기 위해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물론 해당 업계에선 여배우들의 스타성에 따라 협찬의 기준을 달리 정한다.
지금까지 역대 여배우들 중 가장 비싼 의상을 걸친 인물은 바로 <다모>와 <발리에서 생긴 일>로 일약 여배우 중의 여배우로 등극한 하지원이었다. 그녀는 지난해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때 사회를 맡았는데, 이때 그녀가 걸친 백금 드레스는 무려 30억원을 호가하는 백금 원단 위에 백금 실로 일일이 수를 놓아 만든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씨의 작품.
▲ 고현정(왼쪽), 하지원 | ||
한류스타의 대명사 배용준은 몇 년 전 에쿠스 리무진을 도둑맞은 적이 있었다. 이번 기회에 차를 외제차로 바꿔볼까 생각중이었는데, 업체 측에서 배용준에게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에쿠스를 장기 협찬해 주겠다고 제의해서 어쩔 수 없이 타고 다니게 됐다고 한다.
이처럼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협찬이 들어와 무료로 타고 다니는 경우도 있는데, 도저히 협찬의 벽을 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외제 자동차 회사는 자사의 차에 어울리는 연예인들의 리스트를 미리 정해놓고 그 명단에 없는 배우에게는 협찬을 해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리고 설령 그 리스트에 있다 해도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의 캐릭터가 악역일 경우엔 협찬이 불가능하다고.
그런데 그 불문율을 깼다고 퇴출당한 인물이 있으니, 그는 바로 영화 <공공의 적>에서 이성재가 타고 다니던 자동차를 협찬했던 담당 직원이었다. 그는 회사로부터 이성재가 악역으로 출연하는데 협찬 계약을 했다는 이유로 사표를 쓰고 나와야 했다.
그 사건이 있은 뒤로 외제 자동차의 협찬이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워졌고, 협찬을 받기 위해선 마치 사전심의제도를 통과해야 영화를 찍을 수 있었던 옛날처럼 일일이 시나리오 내용을 검열 받아야 하는 웃지 못할 진풍경이 벌어진다고.
얼마 전 김수로가 한 토크쇼에 나와서 밝혔던 ‘70% 음식점 할인 카드’ 얘기로 연예인들 사이에서 위화감이 조성되고 있기도 하다. 스타 1백 명에게만 주어지는 70% 음식점 할인 카드를 여러 개 갖고 가면 그만큼 할인이 되는 줄 알고 장동건이나 차승원 등 아는 연예인들에게 카드를 빌려서 갔는데, 카드 한 장만 할인이 되는 거라 엄청난 출혈을 감당해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는 사연. 그런데 막상 그런 카드가 존재하는 줄 몰랐던 일반 연예인들은 그 사실을 알고 묘한 박탈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이렇게 연예인들은 어떤 제품을 협찬 받느냐에 따라 자신의 레벨이 결정되는 것 같아 묘한 스트레스를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김혜수와 배두나, 명세빈 등 ‘구제품 마니아’들에게 이 스트레스는 남들 얘기다. 김혜수와 배두나는 새벽시장에서 잔뜩 쌓인 옷들 중에 자신만의 옷을 찾아내는 별난 재미를 즐기는 진정한 패션리더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