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외출>의 원작자인 이일씨의 블로그. 문제가 된 배용준 관련 글은 사실상 네티즌들의 오해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 ||
그런데 정작 문제의 블로그를 살펴보면 이런 네티즌의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게 드러난다. 분명 이 블로그에는 ‘그런데, 솔직히 속이 좀 상한다’ ‘상대 여배우가 이혼녀면 어떻고 설사 할머니라고 해도 어떤가. 정작 중요한 건 배용준이 끌어갈 수 있는 영화의 힘이다’ 등의 문구가 실려 있다. 하지만 전체 문맥을 살펴보면 배용준이 아닌 그의 팬들에 대한 느낌임을 알 수 있다. 배우 캐스팅은 물론이고 시나리오까지 함부로 판단하는 열성팬들의 반응에 작가 입장에서 속이 상한다는 게 이 글의 주된 내용이다.
블로그를 살펴보면 고현정의 캐스팅이 전면 백지화된 이후의 감정도 만날 수 있다. ‘배용준과 고현정 캐스팅으로 밀고 나갔던 지난 두어 달이 종지부를 찍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고현정이 유력했는데, 아니 지금까지 거의 확정적이었는데 이렇게 되다니. 결국 고현정은 드라마 컴백을 확정했다고 한다’며 작가는 상당한 아쉬움을 토로한다. 또한 심은하가 좋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생각과 함께 ‘누구든 허진호 감독이 좋은 배우를 뽑을 것이라 믿는다’는 입장도 밝혀두고 있다.
확인 결과 이 블로그의 주인은 영화 <외출>의 시나리오 작가가 아닌 원작 <바람-소년 소녀 여행을 떠나다>를 쓴 이일 작가였다. 허진호 감독은 2003년 상반기 영진위 시나리오 공모 심사 당시 접한 이 시나리오에서 <외출>의 모티브를 얻었다.
이후 영화 <외출>의 시나리오는 허진호 감독이 연출부와 함께 작업해 완성했다. 결론적으로 영화 <외출>의 원작 작가일 뿐 실제 시나리오 작가가 아니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외출>의 제작사인 블루스톰측 관계자는 “이미 이일 작가의 블로그를 본 적 있다”면서 “자신의 시나리오를 원작으로 한 영화에 대한 기대감과 느낌을 적어놓은 글일 뿐”이라고 얘기한다. 다시 말해 실제 캐스팅 작업에 관여한 영화사 관계자가 그 뒷얘기를 적어놓은 글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런 전후사정을 모르는 네티즌들이, 그것도 거두절미하고 블로그의 일부 내용만 발췌해 연예 게시판에 올리면서 엉뚱한 소문이 퍼지고 만 것이다. 하지만 이런 해프닝 자체가 영화 <외출>에 대한 네티즌의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겠다. 한창 후반 작업이 진행중인 영화 <외출>은 9월9일에 개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