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에 등장해 큰 인기를 끈 ‘삼식이 인형’. | ||
그렇다면 협찬사들은 어떻게 결정될까. 드라마 시놉시스가 나오면 먼저 예상 가능한 업체들의 리스트를 뽑는다고 한다. 자동차와 가구, 벽지업체 등이 기본적인 협찬사이며, 보통 드라마 당 20여개 업체가 협찬사로 정해진다. 그런데 협찬사들의 입지가 유리하다보니 무리한 조건을 내거는 일이 종종 있다. 한 관계자는 “자동차의 경우 누가 타는지에 따라서도 금액이 달라진다. 드라마 <봄날>에서도 조인성과 지진희 두 남자 주인공의 금액이 서로 달랐다”라고 설명했다.
트렌디 드라마들이 많아진 덕에 눈에 띄는 협찬사 중 한 곳은 바로 ‘인형업체’이다. 인형회사에서도 드라마가 시작되면 ‘스탠바이’에 들어간다고.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삼식이 인형’이나 <파리의 연인>에서의 돼지저금통은 대박을 터뜨린 경우다. 단지 극중에서 노출만 된 것이 아니라 ‘에피소드화’되었기 때문에 더 큰 효과를 거두었다. 심지어 원단을 구하지 못해 주문량을 대지 못하는 회사들이 생겨날 정도였다.
반면에 <슬픈연가>의 ‘뽀뽀하는 인형’이나 <파리의 연인>에서 ‘장미향 나는 음료수’와 같이 ‘생뚱맞게’ 출연해 시청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간접 광고도 있었다. 간접광고가 문제되는 것도 이와 같이 드라마의 스토리에 영향을 미쳐 작품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광고를 하면서도 욕을 먹게 되니 이와 같은 노출에 대해선 협찬사들도 불만을 갖는다고 한다. <불량주부>의 ‘도미노 피자’와 같이 아예 협찬사 고지를 하지 않고 극중에 교묘히 노출시킨 것은 더욱 영리한 방법을 택한 경우다.
이와 같이 큰 효과를 얻기 위해 교묘한 노출이나 에피소드를 통해 상품을 소개해 달라는 요구를 하는 업체들이 늘어나다보니 드라마 스토리는 점점 엉뚱하게 흘러가는 일이 생긴다. 어떤 회사에선 상품을 단지 노출하는 정도가 아닌 기능을 설명해 달라는 요구도 해온다고. 그런가 하면 부담을 덜기 위해 ‘1회성’ 노출을 통해 협찬에 나서는 소규모 회사들도 있다. 이 경우 금액은 회당 1천5백만~2천만원 선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