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미경 | ||
최근 드라마 <장밋빛 인생>으로 제2의 장밋빛 인생을 맛보고 있는 최진실을 만났다. 그녀는 해맑은 미소로 제작진을 대했지만 내심 인터뷰에 대해 달갑지 않아하는 느낌이었다. 그때 동행한 기자가 “드라마의 내용이 사실 당신의 이야기와 비슷하다”는 수위가 높은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당대 최고의 여배우 최진실답게 그녀는 몇초 간의 여유를 두고 침착하지만 다소 떨리는 말투로 “다 아시니까 솔직하게 말씀드릴게요. 맞아요. 어떤 때는 대본을 보다가 저 스스로도 혼돈될 때가 있어요”라고 곤란한 질문에 당당하게 대답해 좌중을 더욱 놀라게 했다.
너무 솔직한 그녀의 당당함 때문에 아예 그 이후로는 곤란한 질문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도리어 그녀의 솔직함이 더욱 곤란한 질문을 피하는 방법이 됐던 것이다.
▲ 김주혁 | ||
평소 너무나 단아한 그녀에게 의외의 모습을 끌어내고 싶은 제작진은 분위기가 무르익자 자연스레 가족에 관한 질문을 했고, 폭탄주(지인을 통해 그녀가 얼마 전 남편과의 폭탄주 내기에서 이겼다는 얘기를 들었다. 양미경은 맥주 2~3잔이 주량이고 그의 남편은 유명한 애주가다)에 관한 답변을 끌어내기 위해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베테랑 연기자인 양미경은 동문서답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결국 녹화 후에 “아까 폭탄주 얘기 빼고 그 답변은 앞 질문에 추가해서 편집하세요”하며 친절히 편집방향까지 설명해줬다.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과 영화 <청연>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터프가이 김주혁은 곤란한 질문은 도리어 ‘면박’을 주며 피하는 형이다. 영화 홍보차 연예정보프로그램에 여배우 장진영과 동반인터뷰를 한 김주혁은 “두 분의 연기호흡은 잘 맞나요?”라는 다소 상투적인 질문에 버럭 화를 내며 “그런 질문 이제 식상해요 식상해… 그럼 호흡이 안 맞는데 1년을 같이 촬영합니까?”라고 버럭 면박을 주어 그 후에 묻고 싶었던 연인 김지수의 이야기며, 아버지 고 김무생의 이야기를 원천봉쇄했다.
▲ 비 | ||
탤런트 이태란의 경우 현재 어머니를 모시며 단둘이 살고 있다. 녹화중에 진행자가 아버지의 이야기를 뜬금없이 물었다. 제작진은 당황했지만 이미 질문은 그녀 앞에 떨어진 상태였다. 하지만 멋진 그녀는 당당히 함께 살지 않는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자신의 일을 누구보다 좋아해주신다고 대답해 잔뜩 긴장하고 있는 좌중을 잠재웠다.
가수 비의 경우 어렵고 힘들었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는데 그리 유쾌해하지 않는다. 지난해 말 너무나도 바빴던 그를 어렵게 인터뷰하며 매니저는 대본을 요구했고, 이내 가족이야기의 삭제를 요망했다. 질문에서는 삭제했지만 궁금해 하는 제작진의 불타는 마음을 알았는지 진행자가 자연스럽게 던진 질문에 비는 너무나도 솔직히 자신의 여동생 이야기를 해주었다.
곤란한 질문을 받을 때 필요 이상의 과민반응을 보이는 스타들을 보면 한편 이해가 되기도 한다. 가수 윤도현을 인터뷰 했을 때 이런 말을 했다. 한번 곤란한 질문에 대답하면 일파만파로 퍼져 그 후 출연하는 프로그램마다 그 질문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곤란한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인터뷰를 준비하는 사람 역시 새로운 질문을 뽑아내는데 주력해야겠지만 스타들도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인터뷰에 응해줬으면 하는 게 솔직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