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제가 된 드라마 속 키스장면들. 맨 위부터 SBS-TV <프라하의 연인>, <파리의 연인>, KBS-TV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 | ||
압권은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속 키스신이었다. 지난 10월30일 방영분에선 드디어 전도연과 김주혁의 극중 첫 키스신이 방영됐다. 사랑 앞에서 용기를 내지 못하고 주저하는 김주혁(상현)에게 전도연(재희)이 ‘내가 사랑해 달라고 부탁하는 거냐’며 돌아서려는 찰나, 김주혁이 전도연을 돌려세우며 기습 키스를 감행했다.
이날 키스장면은 무려 1분여 간 이어진 말 그대로 ‘롱키스 굿나잇’. 그 덕분인지 이날 방영분은 그동안 <프라하의 연인> 팀을 애타게 만들었던 시청률 30% 고지를 넘어섰다.
<프라하의 연인>과 같이 드라마 속 키스신은 종종 시청률과 밀접한 연관관계를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파리의 연인>에서도 박신양(기주)이 김정은(태영)에게 한 기습키스 장면으로 톡톡히 효과를 본 제작팀은 이번 키스장면 또한 남다른 공을 기울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키스장면은 그리 편하게 촬영된 것은 아니었다. 방송 이틀 전날 꼬박 밤새워 찍었다고. 하지만 전도연은 이미 수많은 영화 속에서 강도 높은 베드신을 선보여 왔던 베테랑 연기자. 전도연은 <별을 쏘다>를 찍을 때에도 후배 연기자였던 조인성을 ‘리드’하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애정신에 일가견이 있는 전도연도 촬영장에 스태프 외의 구경꾼이나 취재진들이 모일 때면 쑥스러운 모습을 보이곤 한다.
▲ 신민아와 비가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새 드라마 <이 죽일 놈의 사랑>. 키스장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 ||
그렇지만 모든 연기자들이 김주혁처럼 키스신에 ‘무신경’한 건 아니다. 배우들도 인간인지라 키스신을 앞두고 긴장하거나 예민해지는 게 보통. 특히 신인연기자들의 경우 키스신은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특히 상대가 자신보다 대선배일 경우 아무리 극중에서는 ‘연인’이라 해도 상대(?)하기가 쉽지 않은 게 당연한 일. 한 신인 연기자가 키스신 촬영을 앞두고 우황청심환까지 먹었던 일은 당사자에겐 그냥 웃어넘길 해프닝만은 아니라고 한다.
최근 키스신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좀 더 자연스러워진 듯싶다. ‘요즘 시대에 키스신 정도야 별 것 아니다’라는 너그러운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 그래서 키스신이 점점 대담해지는 것에 대해 리얼리티를 살리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한 드라마 제작관계자는 “예전처럼 그냥 입만 갖다 대는 정도의 키스신은 오히려 현실감이 떨어진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영화 속 베드신과 같이 드라마의 경우엔 키스신이 홍보수단으로 종종 활용되는 게 사실이다. 사진 한 장만으로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므로 키스신이 이미 방영 전부터 ‘예고편’처럼 알려져 홍보효과를 가져오는 것. 이 점을 제작진 또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때론 키스신에 대해 좀 더 ‘과장’해 알리거나 촬영 뒷얘기를 미리 ‘소개’하는 경우도 있다. 더불어 신인인 경우엔 인지도 상승효과를 누릴 수 있다. 얼마 전 그룹 SS501의 멤버 김현중은 7일 첫방송 되는 KBS 일일시트콤 <사랑도 리필이 되나요>에서 키스신을 촬영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이 소식이 전해진 건 첫방송을 며칠 앞둔 시점.
키스신을 통한 홍보효과는 <이 죽일 놈의 사랑>팀에서도 기대하고 있다. 신민아와 비(정지훈), 일명 ‘신비커플’의 본격적인 사랑이 시작되기에 앞서 키스장면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가 먼저 증폭되고 있다. “연기할 때 가수 비는 딴 데 묻어두고 온다”고 말할 정도로 ‘입에 거품 물고’ 촬영하고 있다는 비는 과연 어떤 키스장면으로 팬들의 기대에 보답해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