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성 넘치는 세 여인이 그룹 ‘더 빨강’으로 뭉쳤다. 섹시하면서도 퇴폐적인 빨간색의 분위기를 무대 위에서 유감없이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 ||
알려졌다시피 오승은은 그동안 연기자로서 열심히 활동해왔다. <명랑소녀 성공기> <눈사람> <김약국의 딸들> <논스톱4> 등 주로 털털한 역할을 맡아왔던 터라, 오승은에 대한 선입견은 ‘남자 같다’는 인상이 강했다. 추소영에 대한 편견도 못지않았다. 얼마 전 화보집을 통해 그동안 감춰왔던 섹시미를 과시하며 눈길을 끌기도 했지만, 주로 말 없고 내성적인 역만 맡다보니 ‘원래 그런 애’로 오해도 많이 받았단다. 이들 두 사람에게 가수로서 새 길을 걷는다는 것은 남다른 각오가 필요했던 일.
“연기하면서 미처 보여드리지 못했던 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리고 이런 기회가 흔하지 않았기 때문에 욕심도 났구요. 원래 춤과 노래를 좋아했어요. 고등학교 때 연극반을 하면서도 뮤지컬에 대한 갈망이 컸는데, 그래서 제가 연기를 시작한 것도 언젠가는 노래와 춤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거거든요.”-오승은
“<꽃보다 아름다워> 때도 그랬지만 주로 말 없는 역을 해서 사람들이 제 성격에 대한 오해를 많이 해요. 전 원래 무척 여성스럽답니다~.”-추소영
“전 아무래도 언니들보다 훨씬 긴장이 되었어요. 이번 활동으로 데뷔를 한 거니까 이름을 많이 알리고 싶긴 하죠. 그동안 너무 솔직한 모습만 보여드려 좀 자제할까 생각중이에요.(웃음)”-배슬기
‘더 빨강’이라는 이름도 독특하다. 어딘가 촌스러운 느낌도 들면서, 아무튼 귀에 ‘쏙’ 들어오는 이름이다. 처음 이들이 뭉친 것은 6개월여 전쯤. ‘더 빨강’이라는 이름은 미리 소속사에서 정한 것이었다고 한다. ‘더 빨강’이라는 그룹명에 대해 맏언니 오승은의 ‘솔직 털털’한 설명이 이어졌다.
“말씀하신 대로 저희도 처음 들었을 땐 촌스럽다는 생각도 했어요.(웃음) 그런데 빨간색이 참 오묘한 색이잖아요. 촌스럽기도 하면서 또 섹시하고, 어딘가 퇴폐적인 느낌도 주면서 말이죠. 그 빨간색이 가진 모든 느낌을 저희 셋 각자의 개성대로 표현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어요. 그중에서 저는 퇴폐 쪽에 가깝죠, 하하.”
막내 배슬기에게 조금은 짓궂은 질문을 던져보았다. “아니, 얼마 전에 천명훈이 이상형이라고 얘기했던데 사실인가요?”(물론 천명훈도 매력과 유머가 있는 가수 겸 ‘개그맨’이다) “그럼요, 전 그렇게 편하고 유머러스한 분이 좋아요”라고 답하는 배슬기에게 “그럼 천명훈씨가 사귀자고 하면 진짜 사귈 거예요?”라고 이어 물었다. 헌데 배슬기가 “나이차가 좀 커서요”라며 받아넘겨 오히려 기자가 한방 먹었다.^^;
세 사람은 아직까지 함께 노래방에 가본 적은 없지만 가끔 밴 속에서 ‘이동노래방’을 차리기도 한단다. 웃음을 보이던 추소영이 “차 안에 노래방 기계가 설치돼 있거든요. 가끔 그거 틀어놓고 이동할 때 노래 부르고 춤추고 그래요”라고 설명을 곁들였다. 알고 보니 오승은이 진정한 ‘노래방 마니아’였다. “저는 노래방에 한 달 회원권 끊어서 다니고 그랬어요. 그땐 제가 가수 데뷔하게 될지도 모르고 노래방 사장님한테 ‘저 나중에 가요프로그램 나가 1위하면 아줌마 이름 불러 드릴게요’라고 그랬는데. 하하. 근데 앨범에 감사드리는 분 이름 써넣을 때 그 사장님을 빼먹었지 뭐예요. 에유, 안타까워 죽겠어요.(웃음)”
조성아 기자 zzanga@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