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해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슈퍼대디’ 송일국과 삼둥이.
인기비결은 친구(프렌드) 같은 아빠(대디)를 뜻하는 ‘프렌디’들의 뜨거운 열정이다. 삼둥이 아빠 송일국, 사랑이 아빠 추성훈은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하는 프렌디다. 송일국은 삼둥이들의 기저귀를 자연스럽게 갈아주곤 한다. 송일국의 새해 소원이 ‘삼둥이의 기저귀 떼기’일 정도다. 근육질 격투기 선수 추성훈은 부엌을 결코 두려워하지 않는다. 사랑이를 위해서라면, 생크림 딸기 케이크를 직접 만드는 일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현실 속 프렌디들은 방송보다 더 적극적이다. 과거에는 아빠들이 아내의 강요로 아이들과 공놀이 몇 시간 해주는 게 전부였지만 이제 그런 시대는 지났다. 결혼 7년차, 박신웅 씨(34)는 “퇴근할 때가 되면 일곱 살짜리 아들이 전화로 ‘아빠 언제와?’라고 항상 묻는다”며 “근무시간에 최대한 집중해 업무를 일찍 끝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제 젊은 아빠들은 평일 점심시간을 활용해 아이들을 위한 육아 강의를 듣는다. 꿀맛 같은 토요일 오전을 반납해 아이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서울시 육아종합지원센터가 운영 중인 ‘아이조아 아빠교실’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아빠교실은 강의형과 체험형으로 구분된다. 매월 둘째 넷째 주 목요일 오후 12시, 젊은 직장인 아빠들은 육아종합지원센터 건물 4층 교육실로 몰려간다. 전문가들의 육아 노하우를 듣기 위해서다.
서울시는 지난해 ‘아빠로서 나 돌아보기’, ‘우리 아이 행복을 찾아서’ 등 18회의 강의 계획과 교육 일정을 세웠다. 영유아 자녀와 소통하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 고민하는 ‘워킹대디’를 위해서다. 현재 4회까지 진행된 강의는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인기리에 진행 중이다. 서울시청 인근에 직장이 있는 한 수강생은 “아빠교실은 아이에 대해 무지했던 나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관계자는 “재작년까지 부모를 위한 강의였지만 아빠들의 육아 관심도가 점점 높아져 지난해부터 아빠 교실로 프로그램을 새로 꾸렸다”며 “처음엔 평일 점심시간이라 10명만 와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매월 50~60명의 직장인들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험형 아빠교실은 풍선배구, 점토활동, 비누방울 놀이 등 아빠와 아이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서울 시청역 안 시민청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해 아빠교실에 참여했던 다른 직장인은 “다섯 살 딸이 아빠랑 노는 게 재미있다고 주말마다 놀이교실에 가자고 조른다”고 밝혔다.
앞서의 서울시 관계자는 “아빠들이 ‘아내가 너무 좋아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시범 운영된 ‘아이조아 아빠교실’은 아빠들의 참여도가 높아 현재 서울시의 10개 자치구까지 확대 운영되고 있다.
프렌디들의 적극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요리 교실에 참여해 아이와 소통을 하기도 한다. 쿠킹 스튜디오 공감 관계자는 “‘우리 아빠 최고야’라는 쿠킹 클래스를 진행했는데 대부분의 아빠들이 직접 전화해 자발적으로 등록했다”며 “아빠들이 아이와 함께 만든 요리 도시락에 담아 엄마에게 가져가곤 했다. 젊은 아빠들의 호응도가 높았다”고 전했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