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영 | ||
미시모델에서 연기자로, 이제는 사업가로 변신한 변정수에 관한 스타다큐를 촬영할 때였다. 언제나 맑은 미소와 시원시원한 목소리로 좌중을 즐겁게 만드는 그녀지만 일주일 이상 따라다니는 카메라가 그날따라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모양이다. 그녀의 딸마저 엄마와의 다정한 시간을 어떤 시커먼 아저씨(담당 PD)가 계속해서 쫓아 다니니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급기야 아이가 짜증을 내기 시작했고 아이를 달래던 변정수가 더 이상 협조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바람에 그날 촬영을 포기해야만 했다. 하지만 다음날 그녀는 완전 백팔십도로 바뀌었다. 촬영팀에게 손수(?) 전화를 걸어 몇 시에 촬영을 올 것인가를 챙기고 약속 장소에 직접 연락을 취해 촬영 허가까지 받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특유의 콧소리와 재치 있는 입담으로 2005년이 낳은 최고의 스타이자 섭외 영순위인 현영을 촬영할 때다. 그녀의 공식 스케줄 중 베스트 드레서 시상식을 촬영하는 날이었다. 올해 최고의 베스트 드레서에게 상을 주는 자리여서인지 그녀는 잔뜩 상기된 얼굴이었다.
시상식 후 기분이 좋은 틈을 타 담당 PD는 현영의 어린시절 얘기와 데뷔 전 에피소드에 관한 인터뷰를 하기 시작했고 인서트용으로 과거사진을 보여줄 것을 요구했다. 잔뜩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 인터뷰를 하던 현영은 이내 정색을 하며 매니저를 불렀다. 잠시 후 매니저는 어린시절의 사진이나 데뷔 전 모습은 절대 공개하기 힘들다며 정중히 거절 의사를 나타냈다. 처음엔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연예인 입장에선 곤란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타들이 일주일간 만원으로 생활을 해야 하는 <행복주식회사>는 스타들의 일상을 따라다니면서 그들의 소비생활을 엿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기획의도도 좋았고 화려할 것 같지만 속내는 소박하기 그지없는 스타들의 일상이 낱낱이 공개되면서 이 프로그램은 시작부터 인기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가수 김종국의 경우 일주일간의 공식 활동 및 사생활까지 낱낱이 공개해야하는 프로그램의 콘셉트상 1년째 섭외를 거절하고 있다. 특히 차태현을 비롯한 유명스타들과 친분관계가 두터운 그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출연자다. 하지만 일주일 내내 자신의 사생활을 공개하는 부담스러움에 그는 제작진을 피해 다니고 있다.
▲ 변정수(왼쪽), M(민우) | ||
연기와 노래에서 모두 성공적인 한해를 보낸 M은 2005년 자신의 활약상을 그대로 남기고 싶어 했다. M의 소속사는 팔로 촬영을 원했고, 담당 PD는 2005년 각종 시상식에서 활약하고 있는 M의 성공적인 솔로데뷔와 무대 뒤에서 땀 흘리며 노력하는 M의 진실된 모습을 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때로는 스타들의 팔로 촬영이 비방송으로 그치는 경우도 있다. 평소 친절한 외모와 섬세한 말투로 많은 여성팬을 가지고 있는 남자 탤런트 L의 경우 사석에서의 생활을 촬영한 테이프 5개를 그냥 버려야만 했다. 그는 친하게 지내던 방송스태프들과의 식사자리를 촬영하던 도중 한 스태프가 평소 좋아하던 여자연예인 A씨와의 열애설에 대해서 묻자 난색을 표명했다. 급기야 그녀와 사랑하는 연인사이로 나왔던 미니시리즈를 촬영하던 3개월 내내 자신이 얼마나 괴로웠으며 그녀와의 열애설에 대해 너무나 어이없어했다는 후문이다. 급기야 그녀에 관한 악성루머까지 거론됐고 결국 그 테이프는 방송용으로 쓸 수가 없어 그날의 촬영 내용은 영원히 그곳에 모인 스태프들의 머릿속에서만 남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