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내 양대의 속옷업체 모델로 발탁된 김아중(왼쪽)과 이다해. 속옷CF가 톱스타들의 관문으로 인식되면서 모델들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 ||
그동안 터부시되던 속옷 브랜드의 CF는 이제 톱스타가 되기 위한 관문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런 탓에 최근 젊은 여성 연예인이 가장 찍고 싶은 CF로 꼽힐 정도다.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그 기회가 주어지지는 않는다. 속옷 브랜드의 특성상 볼륨감과 섹시미를 갖춘 이들이 유리하지만 역대 모델의 면면을 살펴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과연 어떤 이들이 당대 최고의 CF로 급부상한 ‘속옷 CF’ 모델이 되는 것일까. 역대 모델들을 기준으로 속옷 브랜드 CF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최근 국내 속옷 브랜드의 양대 산맥인 비너스와 비비안이 최근 새로운 모델을 기용해 CF를 통한 전면전에 나섰다. 이번 전면전에서 양 진영의 선봉장을 맡을 CF 모델은 이다해와 김아중. 두 연예인 모두 요즘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기대주다. 연예계에선 ‘속옷 CF’ 모델로 낙점됐다는 소식에 ‘톱스타가 되기 위한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다소 다른 색깔을 갖고 있다. 우선 비비안의 김아중은 ‘볼륨감 있는 몸매와 당당하고 섹시한 이미지’가 돋보이는 전형적인 속옷 CF 모델로서의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다. 남영L&F의 비비안 상품기획팀 양승남 부장은 “김아중은 란제리 모델로 적합한 최상의 몸매와 이미지를 갖추고 있다”고 평가하며 “당당하고 건강한 전문직 여성의 커리어를 갖춰 비비안의 브랜드 콘셉트와 잘 맞아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반면 이다해는 ‘전형적인 청순가련형 이미지’에 최근 드라마 <마이걸>을 통해 덧칠한 ‘발랄함’이 돋보인다. 기존 속옷 브랜드의 규격화된 모델과는 다소 거리감이 느껴지는 대목. 이에 대해 신영와코르 측은 “순수하고 발랄하면서도 내면의 곧은 심지가 엿보이는 이미지가 비너스가 추구하는 현대 여성의 이미지와 부합된다”며 이다해를 뽑은 이유를 설명한다.
김아중과 이다해의 상반된 이미지는 역대 속옷 브랜드 CF 모델들에게서도 비슷하게 확인된다. 속옷 브랜드 모델에 대한 기준을 변화시켰다는 평을 듣고 있는 고소영을 비롯해 장진영 한은정 송혜교 등이 김아중과 비슷한 이유로 CF 모델로 낙점된 이들이다. 하나같이 불륨감 넘치는 섹시한 이미지의 톱스타들이다.
지난 2002년 비너스 모델로 낙점된 고소영은 당시 최고 수준인 연간 4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경쟁 브랜드인 비비안이 김남주를 모델로 영입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던 상황에서 비너스가 고소영 카드로 맞불을 놓았던 것. 당시 방송계와 영화계를 양분하고 있던 김남주와 고소영이 속옷 브랜드 CF에 뛰어든 것은 당시 연예계 최고의 뉴스로 속옷 브랜드 CF에 대한 연예인의 인식을 변화시켰다(박스 기사 참조).
고소영은 최고의 스타라는 장점과 더불어 볼륨감 넘치는 섹시미까지 겸비해 속옷 브랜드 CF 모델로 가장 적합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고소영에게 ‘비너스 CF’ 바통을 이어받은 장진영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인 연간 5억원에 CF계약을 체결했다. ‘섹시함과 귀여움을 고루 갖췄다’는 부분이 장진영이 픽업된 이유. 여기에 한 가지 더 보태 소문난 패션리더라는 사실도 선정 과정에서 높은 가산점이 됐다. 이후 ‘비너스 더블업 브라’ CF를 통해 “올려주세요”라는 유행어까지 만든 장진영은 1년 재계약에 성공해 2년 동안 비너스 CF 모델로 활동했다.
▲ 송혜교(왼쪽), 김태희 | ||
한은정에게 바통을 받은 이는 송혜교. 송혜교의 경우 기본적으로 볼륨감 있는 몸매를 갖추고 있었지만 섹시미보다는 발랄한 귀여움이 더 주목받아온 연예인이다. 하지만 송혜교가 좀 더 성숙한 이미지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기 위해 속옷 CF 모델에 응한 것이다. 비비안 측은 “주요 고객층이 20대 후반에서 대학생과 사회 초년생으로 옮겨가는 것에 착안했다”라며 “송혜교의 이미지 변신과 같이 성숙된 이미지를 만들고 싶어 하는 (송혜교와) 비슷한 연령대를 타깃으로 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한다.
반면 김남주 김태희 려원의 경우 이다해와 마찬가지로 기존의 속옷 브랜드 CF의 특성과 다소 거리를 둔 이미지의 연예인들이다. 이들이 선정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김남주의 경우 ‘걸어 다니는 유행사전’으로 불릴 만큼 뛰어난 패션리더라는 이유로 뽑혔다. 물론 도시적이며 당당한 이미지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김남주 특유의 ‘슬림한 불륨감’이 속옷 브랜드 CF 모델로 더 적합했다는 사실. 그 전까지는 몸매 보완을 위한 부분 대역 모델의 준비가 필수였으나 김남주의 경우 대역 모델이 전혀 필요하지 않을 만큼 완벽한 몸매였다는 게 당시 촬영 스태프들의 전언이다.
김태희의 경우 밝고 청순한 이미지, 이지적이며 도회적인 이미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비비안의 양 부장은 “김태희는 기존 속옷 CF 모델과 전혀 다른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면서 “이런 색다름이 기존 속옷 브랜드와 다른 새 브랜드만의 신선한 이미지를 보여주기에 적합했다”고 설명한다.
려원 역시 비슷한 경우. 려원의 경우 ‘정형화하지 않은 여성스러움과 감각적인 스타일’이 돋보여 픽업됐다. 비비안 측은 “기존 속옷 CF가 볼륨감만 강조하는 데 반해 려원은 감각적이고 화려한 이미지를 보여줘 호평받았다”고 자평한다.
이렇듯 속옷 브랜드 CF 모델의 선정 기준은 해당 브랜드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신영와코르에서 비너스 광고를 담당하고 있는 조종완 대리는 “예전에는 톱스타들이 속옷 CF를 터부시하는 경향이 있어 선정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으나 이제는 그 상황이 뒤바뀌었다”면서 “톱스타들이 속옷 CF에 호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브랜드 특성에 맞는 모델을 골라서 뽑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신민섭 기자 ksim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