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장동건은 몰려든 팬들 때문에 국회 앞으로 시위장소를 옮겼다. 이종현 기자 jhlee@ilyo.co.kr 2.‘올드보이’ 최민식은 문광부에서 받은 훈장을 반납했다. 임준선 기자 kjlim@ilyo.co.kr 3. 전도연(오른쪽)과 김지운 감독은 지난 9일 동시다발 1인시위를 벌였다. 4. | ||
역시 기폭제 역할은 톱스타의 몫이었다. 안성기 박중훈에 이어 세 번째 주자로 나선 장동건의 ‘1인시위’가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것. 너무 많은 인파로 교보빌딩 앞에서의 1인시위를 3분 만에 중단하고 국회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런 분위기는 <왕의 남자> 이준기로 이어지며 절정에 달했다.
안성기를 필두로 시작된 영화인 1인시위는 예상외로 지원자가 많아 순번 짜기에도 어려움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사실 2월6일 ‘1인시위’는 새로운 ‘1천만 관객 신화’를 만든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이 맡을 계획이었다. 그런데 장동건 문소리 등 배우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줄을 이어 지명도가 높은 배우가 먼저 나서는 것으로 계획이 변경됐다.
또 한동안 1인시위 장소를 강남역 인근으로 옮기는 방안이 논의됐다. 하지만 젊은 층이 집중되는 강남역 인근보다는 젊은 층과 직장인이 공존하는 교보빌딩 앞이 가장 좋다는 안성기 공동위원장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교보빌딩 앞에서 1인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스크린쿼터의 친구가 되어주십시오. 세계에 태극기 휘날리겠습니다’(장동건) ‘스크린쿼터가 없으면 올드보이도 없습니다’ 등 자신의 출연 영화를 이용한 1인시위 슬로건도 화제. 장동건은 “출연 영화 제목을 이용하는 게 좋겠다는 안성기 선배의 얘기를 듣고 이 슬로건을 생각해냈다”고 얘기한다.
‘1인시위’에 나서는 영화인들은 그 전날 저녁 대책위가 꾸려진 남산감독협회를 찾아 회의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 슬로건을 결정하는데 대부분 배우들의 제안이 슬로건으로 채택된다. 이 과정에서 배우들이 출연 영화 제목을 이용할지를 결정하는데 이는 전적으로 배우 본인의 의지에 따라 이뤄진다. 다만 최민식의 경우 이견이 있었다. “나는 스크린쿼터가 영화인뿐만 아닌 모든 국민의 밥그릇 싸움임을 강조하는 슬로건을 만들고 싶었다”는 최민식은 “너무 과격한 내용이라는 지적에 따라 <올드보이>를 활용한 슬로건으로 바꿨다”고 얘기한다.
17일 열린 ‘쌀과 영화’라는 주제의 대규모 장외 집회 하루 뒤인 18일부터 다시 3차 1인시위가 시작됐다. 1인시위를 장기적으로 이끌고 가야 한다는 영화계 내부의 목소리가 모여 최근 스크린쿼터 일수인 1백46일 동안 1인시위를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3차 1인시위부터는 감독과 배우 외에도 제작자, 독립영화인, 스태프 등 다양한 영화인들이 동참할 예정이다.
“1인시위가 처음 시작될 당시 설문 조사를 보면 스크린쿼터 축소를 반대하는 의견이 채 30%도 되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70%까지 여론을 끌어올렸다”는 오기민 대표는 “여론이 스크린쿼터 축소를 저지해 문화다양성을 지키자는 방향으로 돌아선 데 1인시위의 역할이 상당했음을 자평한다”고 설명했다.
신민섭 기자 ksim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