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효리가 2집 앨범을 들고 컴백했다. 1집 당시 호의적이었던 매스컴의 시각이 사뭇 달라졌다. | ||
그런데 최근 이런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졌다. 호의적이던 기사 방향이 비판적인 시각으로 변화한 것. 이로 인해 이효리의 컴백에 적잖은 불협화음이 나타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효리 컴백의 이면에 숨겨진 뒷얘기를 살펴보도록 한다.
■ 섹시만 있고 노래는 없다?
컴백 기자회견 이후 이효리 관련 기사가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왔다. 새로 선보인 안무와 패션 스타일에 주목하는 호의적인 기사도 찾아볼 수 있었지만 비판적인 시각의 기사도 상당수 눈에 띈다.
우선 음반 자체에 대한 평가는 좋은 편이다. 그런데 음반을 소화한 이효리에 대해서는 눈길이 곱지 않다. <어색한 ‘섹시카리스마’ 오히려 한 뼘 큰 음악성> <‘섹시’만 있고 노래는 없다?…컴백 이효리,가능성 혹은 한계> <이효리 2집 “완성도↑참신성↓”> 등의 기사가 쏟아져 나왔다. 워낙 훌륭한 뮤지션들이 이번 음반 작업에 동참한 까닭에 앨범 자체는 완성도와 음악성에서 두루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섹시미를 강조하는 안무와 다소 빈약한 가창력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지나치게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팝 댄스 스타일을 흉내내는 것 아니냐’고 지적한 기사도 나왔다.
1집 앨범 당시 문제가 됐던 부분들이 이번 앨범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선정성과 립싱크가 바로 그것. 물론 가창력이 다소 떨어지는 상황에서 섹시미를 강조하는 무대 매너를 주로 선보이고 있기 때문에 일정 부분 불가피한 사안이기는 하다. 실제 지난 12일 SBS <생방송 인기가요>에서 이효리는 ‘Get Ya’ 등 세 곡을 립싱크로 처리했고 선정적으로 볼 수 있을 만큼 다소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 기자들과 사이 안 좋다?
이효리의 일수거일투족을 관심있게 주시하며 이를 기사화하던 스포츠 신문은 여전히 그의 모든 행동을 주목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관점이 비판적 시각에 더 가까워 보인다. 특히 이효리의 잦은 지각을 지적한 한 스포츠 신문은 ‘지각대장 이효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컴백 기자회견 당시 45분 지각한 내용과 지난 14일 어느 음악 전문채널 공개방송 녹화에 무려 2시간 30분이나 늦게 나타났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이런 매스컴과의 불화설은 사이판 쇼케이스를 앞두고 절정에 다다랐다. ‘취재 집단 보이콧’이라는 소문까지 나돌았을 정도. 이효리는 2백50명의 팬들과 함께 사이판으로 떠나 쇼케이스를 가졌다. 이효리의 컴백 자체가 화제가 되고 있는 만큼 사이판 쇼케이스 역시 중요한 취재 사안에 속한다. 게다가 가수가 팬들을 모아 해외에서 쇼케이스를 가진다는 사실 자체가 이례적인 사안이라 뉴스거리임이 분명하다. 이런 이유로 처음 사이판 쇼케이스 사실이 알려진 직후에는 동행 취재를 원하는 매체들이 상당수였다. 심지어 이효리의 소속사인 DSP 엔터테인먼트에 동행 취재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몇몇 매체 기자들이 드러내놓고 불만을 토로했을 정도다.
그런데 정작 사이판 쇼케이스에는 대부분의 매스컴이 동행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연예계에서는 가요 담당 기자들이 이번 사이판 쇼케이스 취재를 ‘집단 보이콧했다’는 소문이 흘러나왔다. 동행 취재를 거부한 기자들은 그 이유를 “쇼케이스 하나를 취재하기 위해 4박5일씩이나 사이판에 갈 이유가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효리의 매니저인 길종화 실장은 “처음에는 취재진도 사이판에 동행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취소하는 대신 소속사에서 자료를 제공하기로 했다”며 “그렇다고 집단 보이콧은 절대 아니다”라고 얘기한다. 그 이유에 대해 길 실장은 “일반인인 팬들이 2백50명이나 동행하는 데 대해 기자들이 부담감을 가진 것 같다”며 “하루짜리 행사를 위해 4박5일 동안 사이판에 동행하는 것을 두고 일반인들이 접대 차원의 해외여행으로 오해해 뒷말이 나올 수도 있어 동행 취재를 거부한 것 같다”고 설명한다.
■ 이효리 길들이기다?
이렇게 이효리에 대한 매스컴의 시각이 곱지 않게 변한 데 대해 일각에서는 매스컴의 이효리 길들이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가요 담당 기자들은 “지금과 같이 스타파워가 막강한 연예계에서 매스컴이 톱스타를 길들인다는 것을 불가능한 일”이라고 얘기한다. 다만 “이효리의 높은 인기로 인해 다소 관대했던 기자들의 시각이 달라지고 있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고 설명한다.
솔로 1집 당시 매스컴의 이효리에 대한 지나친 취재 열기는 선정주의로 흘러가며 이효리한테 커다란 부담이 됐던 게 사실이다. 심지어 어느 인터뷰에서 이효리는 스스로 “저를 키워주신 스포츠신문 기자, 방송국 PD님들께 정말 감사드리지만 사실 말 못하는 불만도 있어요”라며 “음악으로 인정받고 싶은데 몸, 패션 이야기만 하시니까 너무 섭섭하거든요”라고 말한 적이 있다.
2집 활동을 즈음해서 매스컴은 비로소 그가 원하던 대로 이효리를 ‘음악으로 평가하려’ 하고 있다. 이제 진정한 음악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그리고 그 판단은 팬들의 몫이다.
신민섭 기자 ksim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