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기수 3인방. 왼쪽부터 이용호, 진겸, 박재이 기수.
[일요신문] “부족한 것이 많지만, 우리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경마아카데미의 엄격한 훈련과 치열한 생존경쟁을 이겨낸 신인 수습기수 3인방이 경주로에 새로운 도전장을 던지면서 한 말이다.
2015년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신인기수로 출격하는 진겸(21세), 박재이(20세), 이용호(20세)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들은 오는 3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본부장 김병진)에서 대고객 소개 행사를 통해 본격적인 데뷔를 알린다.
새내기 선수들은 지난 17일 기수면허를 부여받고, 22일부터 본격적인 경주마 훈련에 나섰다.
“실전 훈련 기간 동안 스스로 많은 부족함을 느꼈다. 최선을 다해 보다 성숙한 프로 기수가 되겠다”며 신인다운 의욕을 보였다.
동기들 중에서도 눈에 띄는 외모를 가진 진겸 기수는 한 때 승마선수를 꿈꾼 유망주다.
어릴 때부터 동물을 좋아한 진 기수는 광주자연과학교에서 승마를 배우면서 기수의 꿈을 키워왔다.
애견 미용자격증을 보유할 정도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지만, 탁월한 운동신경과 감각으로 실전에서도 빠른 적응력이 기대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스피드를 좋아해 기수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꼈다는 진겸 기수는 “기수 아카데미 시설에 비해 환경이 매우 좋지만 그만큼 실력을 쌓아야 하는 책임감도 느낀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는 기수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재이 기수는 안동농고에서 농업을 전공하다 축산과 선생님에게 기수를 추천받은 특이한 케이스다.
특히 관계자들 사이에서 좋은 체격을 지니고 있어 힘 있는 말몰이가 기대된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박재이 기수는 “좋은 자원이 많은 부경에서 기승기회가 주어진 만큼 최선을 다해 임할 것”이라며 “한국에서 좋은 가르침과 경험을 많이 쌓아 해외에서도 꿈을 펼쳐보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용호 기수는 서울에서 괴물 신예로 주목받았던 이찬호 기수의 친동생으로 데뷔 전부터 화제에 모은 바 있다.
어린 시절부터 형을 워낙 따랐던 이용호 기수는 태권도는 물론 기수의 길까지 함께 걸으며 근래에 보기 드문 끈끈한 우애를 보여주고 있다.
이찬호 기수가 서울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것처럼 이용호 기수 역시 “이 일을 시작한 만큼 최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매 경주 절실하게 임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부경에서 빠르게 적응력을 쌓고 있는 이용호 기수가 경마계의 ‘난형난제’를 보여줄 수 있을지 경마팬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들 세 명의 기수는 향후 2년간 경마아카데미 소속의 수습기수로 활동하면서 320전 20승 이상의 조건을 채우면 정식선수면허 응시자격을 가지게 된다.
또 핸디캡경주와 경마대회를 제외하고 10승을 기록하기 전까지는 -4kg의 감량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