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최근 ‘일요신문’에서는 실제로 연예인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전직 여자 연예인 A 씨를 중심으로 유흥업소까지 연계된 ‘연예인 성매매 커넥션’의 실체를 확인한 것. 연예계에 나도는 숱한 루머들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벌어지고 있는 연예인 성매매, 그 내밀한 세계를 들여다본다.
전직 여자 연예인 A 씨를 통해 연예인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는 평소 친분 있던 유흥업계 관계자 김 아무개 씨를 통해서였다. 우연한 자리에서 “더 이상 A 씨가 설치는 모습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어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문을 연 김 씨는 “A 씨는 요즘 이 바닥 최고의 실력자로 급부상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연예인 성매매 때문”이라는 충격적인 스토리를 풀어냈다. 유명 연예인도 무명 연예인도 아닌 조연급 여자 연예인들과의 2차를 무기삼아 유흥업을 벌인 A 씨에게 업계의 큰손들이 집중되자 인근 업소가 심한 타격을 받기에 이르렀다. 김 씨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정작 기자는 A 씨의 이름이 생소했다. 이에 김 씨는 “얼굴 보면 누군지 알 수 있다. 그다지 인기 있는 편은 아니었지만 한동안 활발히 방송 활동을 했다”라고 설명한다. 전직 여자 연예인인 A 씨는 몇 년 동안 연예계에서 활동하다 유흥업계에 ‘올인’, 지금은 강남 룸살롱 업계에서 ‘대마담’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대형 룸살롱의 경우 한 업소에 여러 명의 대마담이 독립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업소마다 ‘나가요걸’을 보유한 대마담들이 단골 고객을 해당 룸살롱에 유치한다. 대마담들이 일정 금액을 투자해 룸살롱 업주로부터 영업권을 얻는데 업주는 상가를 분양하듯 대마담들에게 운영권을 나눠준 뒤 수익을 분배받는다. 현재 A 씨가 활동하고 있는 룸살롱은 규모와 가격면에서 최고급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톱스타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름 있는 여자 연예인들이 A 씨를 통해 손님들을 만나고 있다”는 김 씨는 “드라마에서 주연급으로도 몇 차례 나온 B가 A 씨의 오른팔로 소문나 있고 가수 C, D 등 10여 명의 연예인이 언제든 부르면 곧장 달려 온다”고 얘기한다.
A 씨를 통해 성매매에 나서는 연예인으로 언급된 이들은 대부분 잠깐의 유명세는 있었지만 지속적인 인기를 누리지 못한 여자 연예인들이다. 톱스타가 아니다보니 출연료가 그다지 높지 않고 CF 섭외도 많지 않아 결국 어쩔 수 없이 성매매를 통해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남자들이 A 씨를 통해 여자 연예인들과 만나는 것일까. 소문처럼 정·재계 고위층 인사들일까. 이 질문에 김 씨는 “누구든지 돈만 충분히 있으면 가능하다”고 얘기한다.
A 씨가 여자 연예인과 손님을 연계해주는 무대가 바로 룸살롱이다. 자신의 단골 고객 가운데 일정 부분 신뢰가 쌓인 이들에게 은밀한 만남을 주선한다. 또한 이미 신뢰가 쌓인 단골 고객이 접대 차원에서 데려온 손님도 가능한 데 여기에는 단골 고객의 확실한 약속이 밑바탕 돼야 한다.
좀 더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선 A 씨가 일하는 룸살롱에서 근무하는 관계자를 만나봐야 했다. 수소문 끝에 알게 된 강 아무개 씨는 같은 룸살롱에서 일하는 인물로 A 씨 직계 인사는 아니었다.
“그런 내용이 은밀하게 소문나면서 손님들이 A 씨에게 몰려들고 있다”는 강 씨는 “여자 연예인이 가게로 와서 술시중까지 드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극히 드문 경우로 대부분 술자리가 끝난 뒤 호텔 등에서 따로 만나 2차를 갖는다”고 설명한다.
강 씨의 설명을 통해 연예인 성매매에 참여할 수 있는 손님의 자격 조건을 정리해 본다. 우선 A 씨가 일하는 룸살롱을 찾아 A 씨의 매상을 올려주기를 여러 차례 반복해 단골 고객이 되는 게 1차 관문. 잦은 만남을 통해 A 씨와 일정 부분의 신뢰를 쌓는 게 그 다음 관문이 되는 셈이다. 문제의 룸살롱이 손님 1인당 40만~50만 원 정도가 소요되는 최고급 업소임을 감안할 때 직접적인 성매매 비용보다 더 많은 기초 투자 자금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A 씨는 룸살롱 영업을 통해 거대한 수익을 올리며 성매매 소개 비용까지 챙기고 있다. 지금도 A 씨와 가까워지기 위해 룸살롱을 찾는 이들이 상당수라는 게 강 씨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같은 업소의 다른 대마담들보다 몇 배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단골 손님 확보에 성공한 A 씨는 요즘 강남 룸살롱 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김 씨와 같은 불만 세력이 등장한 것이다.
여기서 또 한 가지 눈길을 끄는 대목은 룸살롱 밖에서의 만남을 주도하는 A 씨의 상술이다. A 씨와 일하기 위해 여자 연예인들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사안은 ‘호출하면 30분 이내에 와야 한다’는 부분이다. 손님이 특정 연예인을 찾는데 연락이 되지 않을 경우 A 씨의 신뢰도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 해외 내지는 지방 촬영이 있는 경우 이를 먼저 A 씨에게 알려야 하며 이런 사전 통보 없이 호출했는데 30분 이내에 나타나지 않으면 더 이상의 일을 얻는 게 불가능해진다. 호텔에 가는 과정에도 A 씨가 동석한다. 직접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해준 뒤 돈을 받고 이들을 룸에 넣어주는 것으로 자신의 역할을 마무리한다.
호기심이 집중되는 부분 가운데 하나는 비용 문제다. 과연 어느 정도의 돈이 오가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용 문제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어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려웠지만 A 씨가 호텔까지 직접 따라가 1:1 방식으로 계산을 하는데 대략 하룻밤에 500만 원에서 1000만 원 사이라고 알려져 있다. 당연히 유명세가 높을수록 가격이 올라간다.
지금껏 연예인 성매매와 관련된 루머의 대부분은 톱스타와 정·관계 고위층 인사들의 부적절한 만남에 대한 것들로 사실 유무 확인이 거의 불가능했다. 반면 이번에 포착된 연예인 성매매는 그간의 루머와 달리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비 스타급 여자 연예인의 만남에 대한 것이었다. 물론 여러 차례 고급 룸살롱을 드나들고 하룻밤에 수백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일반인 누구나 그 대상이 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권력’의 울타리에선 벗어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분명한 사안은 이런 커넥션에 휘말려 있는 여자 연예인이 극소수라는 부분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최선을 다해 자신의 끼와 재능을 발산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부분의 연예인과는 별개의 문제임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늘 소수의 문제가 전체의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곤 한다는 부분이 우려스럽다. 유흥업소와 연계해 불법 성매매에 나서는 소수의 연예인이 연예계 전반에 대한 인식을 어지럽히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신민섭 기자 ksiman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