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해변의 여인> 제작발표회에 등장한 고현정. 독특한 작품세계로 유명한 홍상수 감독(오른쪽)의 작품을 스크린 데뷔작으로 골라 화제가 되고 있다. | ||
최근 홍상수 감독의 영화 <해변의 여인>으로 스크린 데뷔를 결정한 고현정. 고현정은 지난 17일 제작발표회에서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선택한 것에 대한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용기 내어 여러분들 앞에 다가가려 한다”는 말 속에 그가 했던 고민의 골이 얼마나 깊었는지 짐작케 한다.
고현정이 지난해 드라마 <봄날>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마친 뒤 충무로와 여의도에서는 모두 그녀에게 눈독을 들였다. 결국 해외 영화제의 단골 초대 손님인 홍상수 감독의 작품을 전격 선택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 이는 무엇보다 제작자인 오정완 대표에 대한 호감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반칙왕> <장화 홍련> <너는 내 운명> 등 10여 편의 히트작들을 만들어낸 오 대표에게 깊은 신뢰를 느낀 고현정 측은 스크린 데뷔작만큼은 오 대표와 손을 잡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는 후문이다. 오히려 고현정이 먼저 적극적으로 나선 셈이다. 물론 예술성 높은 연출 세계로 이미 자리를 굳힌 홍상수 감독에 대한 믿음도 선택의 주요 계기였다.
▲ 영화 <아파트>에 출연한 고소영(왼쪽)과 연출자 안병기 감독. | ||
자의반 타의반 연기 공백 기간이 길어지면서 때로는 심리적인 불안감을 느끼기도 했던 고소영의 입장에선 당시 안병기 감독의 일관된 자세에 깊은 신뢰를 갖게 됐다. 결국 원래 기획했던 작품 대신 <아파트>로 인연의 첫발을 떼게 된 이들이 요즘 현장에서 보여주는 호흡은 가히 환상적이라는 후문이다. 애초부터 고소영을 놓고 시나리오 작업을 했기에 주인공의 캐릭터가 ‘활활’ 살아있다는 평이다.
얼마 전 크랭크인한 영화 <어깨너머의 연인>에서 이미연과 이태란이 만나게 된 과정도 재밌다. 사랑을 믿지 않는 여주인공 정완 역에 먼저 캐스팅된 이미연이 극중 친구인 희수 역에 이태란을 추천한 것. 지난해 드라마 <장밋빛 인생>에서 이태란의 호연을 눈여겨본 이미연은 안정된 연기력을 갖춘 배우로 이태란을 적극 추천했다고 한다.
이렇게 서로에 대한 인정과 믿음 속에서 막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 인연을 잘 키워가는 사연도 찾아볼 수 있다.
정재영과 유준상은 동료로 만나 이젠 이웃사촌이 됐다. 지난해 영화 <나의 결혼 원정기>로 처음 만난 이들은 우즈베키스탄의 살인적인 일교차와 싸우면서 우정을 쌓았다. 정재영의 돌잔치에 유준상이 사회를 보는 등 찰떡궁합을 자랑하더니 지난해 말엔 급기야 유준상이 사는 분당 집 근처로 정재영이 이사를 갔다. 두 집은 걸어서 10분 거리. 이들은 가족과 동반 식사를 하는 등 충무로에서 부러움을 사고 있다.
▲ 나의 결혼 원정기(왼쪽), 사생결단 | ||
황정민은 이번 영화 촬영 내내 류승범과 기꺼이 동거(?) 생활을 했다. 주 촬영지인 부산 시내에 오피스텔을 빌려 같이 숙식을 해결하면서 환상 호흡을 만들어간 것. 무명 시절의 인연이 5년여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더욱 굳건해져 연기 투혼으로 빛을 내게 된 셈이다.
그러나 좋은 인연만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작품을 같이 하면서 시작된 인연이 악연으로 돌변하는 경우도 많다.
섹시한 이미지로 안방 극장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기대주 A는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남성팬들로 인해 행복한 비명을 지르다가 최근엔 진짜 비명을 지르게 됐다. 흥행 감독 B의 노골적인 구애(?) 때문.
충무로에서 대표적인 신인배우 킬러로 명성을 쌓아온 B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촬영이 없는 날 술 먹자고 불러내는 것은 기본, “리딩 연습을 하자”는 등 거절할 수 없는 이유를 내세워 작업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처음에 “유명 감독과 일하게 됐으니 충무로에서도 인정을 받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순진한 마음에 좋아했던 A는 노골적인 B의 요구를 뿌리치느라 식은땀을 흘리고 있다.
그런데 설상가상, B 감독은 “목표는 반드시 이룬다”고 호언장담해온 자신의 명성에 금이 간 사실에 분통이 터졌는지 급기야 최근엔 시나리오에도 없던 강간신을 넣는 것으로 ‘복수’를 했다. 울며겨자먹기로 문제의 장면 촬영을 끝낸 A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괴로움을 호소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수진 프리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