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LOVE 스타] ‘쿨’한 사랑의 라이벌 강정화

“난 ‘대장금 별’에서 왔어요”

	▲ 사진=이종현 기자 [e-mail]

드라마 <넌 어느 별에서 왔니>의 인기가 심상찮다. 김래원·정려원 콤비의 아픈 사랑이 지난주 결국 ‘결별’ 사태에까지 이르면서 이 드라마는 월-화요일 시간대의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켜나가고 있다. 여기에 또 한 명의 인물 강정화(윤미현 역)의 가슴앓이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기고 있다. 기존 드라마의 악녀와는 다른 쿨한 모습을 보여주는 미현의 연기에 동료 연기자들의 칭찬도 이어지고 있다. 너무나 말 잘하고 잘 웃던 강정화와의 즐거운 인터뷰를 공개한다.

“처음 감독님과 미팅 했을 땐 제게 섭외가 들어오게 될 줄은 모르고 있던 상황이었어요. 표민수 감독님이 저를 보시더니 ‘어, 화면보다 참 밝네?’라고 그러시더라구요. 그리고 얼마 뒤 연락이 왔어요. 저야 너무 기쁘고 감사했죠.(웃음)”

강정화는 자리에 앉자마자 기자가 첫 질문을 꺼내기가 무섭게 이런저런 얘기를 꺼내 놓았다. 종알종알 얘기하는 모습이 퍽 귀여웠던 강정화. 난데없이 “그런데 제 말이 좀 두서없어서 정리하기가 힘드실 거예요”라며 깔깔 웃음을 보였다.

강정화가 이 드라마를 선택한 것은 그만의 분명하고 확고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배역에 대해 “캔디의 이라이자와 같은 인물은 아니에요. 그런 모습을 기대하셨다면 다소 심심한 캐릭터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미현은 극중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친구(혜수, 정려원 1인2역 중 한 배역)의 남자친구였던 승희(김래원)를 오랫동안 짝사랑해오면서 어렵게 고백하려는 순간, 혜수의 동생과 사랑하게 되는 그 남자를 바라봐야 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미현은 남자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기에 그 감정을 악에 받치거나 극렬하게 드러내지 않을 수 있는 성숙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데 실은 미현과 같은 인물이 연기하기엔 더 어렵더라구요. 같이 출연하고 있는 임예진 선배님이나 이보희 선배님께서 ‘참 감정표현 하기가 쉽지 않은데 잘 하고 있다’며 칭찬해 주셔서 너무 기뻤어요.”

강정화는 표민수 감독과의 만남에 대해 남다르게 받아들이고 있는 듯 했다. 표민수 감독의 첫 인상뿐 아니라 촬영장에서 바라본 표 감독의 모습도 어딘가 이색적이었다고 한다.

“전 참 감독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대장금> 하면서 이병훈 감독님을 알게 되었고 <해변으로 가요>에서 만난 이승렬 감독님, <아내의 반란>의 곽영범 감독님, 이번의 표민수 감독님까지….(웃음) 표 감독님은 너무 부드럽고 편하지만 그 안에 가진 무언가가 엄청난 카리스마를 내뿜는 분이세요. 배우들의 얘기에도 모두 귀 기울이시고, 촬영장에서는 단 한 번도 큰 소리 내시는 걸 못 봤어요. 배우에게 뭔가를 주문하거나 요구할 때도 멀리서 소리를 지르시는 게 아니라 막 뛰어와서 조용히 얘기하세요.(웃음)”

	▲ 아래는 드라마 <넌 어느 별에서 왔니>

김정화는 함께 출연하고 있는 김래원, 정려원에 대해서도 ‘자랑’을 늘어놓았다.

“세 사람이 모두 동갑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서로 말을 놓지는 않았어요. 촬영장에서 래원 씨, 려원 씨 이렇게 부르는 데 그게 더 편하고 좋아요. 가끔 려원 씨한테는 ‘복실 씨’라고 부르기도 하죠.(웃음) 래원 씨는 가까이서 보니 여자 분들한테 인기가 좋은 이유를 알겠더라구요. 촬영장에서 비가 오면 옷으로 막아주기도 하고… 매너가 몸에 배어 있었어요.”

강정화는 <대장금>을 통해서 연기자로 정식 데뷔했다. <대장금>에서 그가 맡은 배역은 여러 의녀들 중 하나였던 ‘조동’. 장금과 의녀 동기로 명랑하고 쾌활한 성격을 가진 조동은 강정화가 표현하기로 “우연히 내게 온 기회”였다고 한다. 당시 강정화는 한 음악방송의 MC로 활동하고 있다가 갑작스레 <대장금>에 캐스팅되는 행운을 얻게 됐다.

“<대장금>은 쉽게 온 기회였지만 전 그렇게 생각 안 해요. 누군가에게 기회가 온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서라구요. 그때 전 연기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였지만 오히려 멋모르고 큰 작품에 출연한 것이 배우 생활하는데 정말 큰 도움을 주었어요. 심지어 바스트샷 찍을 때는 머리를 크게 움직이면 안 되는데 제가 그런 기본적인 걸 모르고 있어서 갑자기 카메라에서 사라지곤 했답니다.(웃음)”

<대장금>이 동남아 등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보니 그 동네에 사는 친구들이 알아보고 전화를 걸어오기도 한다고 한다. 알려져 있다시피 강정화는 중학교 시절 호주로 유학,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음악방송 MC를 시작하게 된 것. 뉴사우스웨일스 대학에 다니던 시절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간혹 모델 활동을 해오기도 했던 강정화에게 방송은 그리 낯선 분야는 아니었다고 한다.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잡아 연예인이 된 강정화에겐 ‘차근차근 준비한 뒤’ 데뷔한 연예인들과는 분명 다른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강정화에게 자신의 매력에 대해 묻자 신체의 특정 부위를 내세우는 대신 이렇게 답했다. “전 제 첫 인상을 연기로 열 번쯤은 뒤집을 수 있어요.” 실제 기자도 그를 만나는 동안 강정화에 대한 선입견이나 첫 인상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강정화는 인간으로뿐 아니라 배우로서 더 기대를 갖게 하는 지도 모른다.

조성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