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난간에 걸려있던 수십만 개의 이 자물쇠들은 세계 각지의 연인들이 사랑의 맹세를 하면서 매달아 놓은 것들로, 저마다의 러브 스토리가 담긴 일종의 사랑의 징표들이었다. 하지만 자물쇠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다리 난간의 일부가 무너지면서 안전 문제가 촉발되자 파리시는 지난 6월 다리에 걸린 자물쇠들을 전부 철거하는 조치를 취한 바 있다. 그런데 이렇게 철거됐던 자물쇠의 일부가 최근 연인들의 반지로 재탄생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수많은 연인들의 추억이 담긴 이 반지의 이름은 ‘락미텐더’.
100% 자물쇠를 재활용해서 만들어진 이 반지는 다리 난간에서 반지를 철거했던 미술작품 복원가인 프랑수아 머그의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머그는 “나는 자물쇠들에 담긴 낭만을 보존하고 싶었다”라면서 “많은 자물쇠들이 연인들이 직접 제작한 것들이었다. 자물쇠들은 저마다의 소중한 러브 스토리를 상징하고 있었으며, 그런 점이 내게는 감동이었다. 그래서 자물쇠들을 버릴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각각의 다른 자물쇠들을 한데 녹인 후 만들었기 때문에 반지의 색상은 짙은 구릿빛부터 밝은 노란색, 옅은 분홍색까지 다양하다. 현재 이 반지는 인터넷 사이트(www.lockmetender.com)를 통해 구입할 수 있으며, 가격은 79유로(약 10만 원)다.
반지 수익금의 일부는 다리 아래 사는 노숙자들을 위한 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