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차밍걸’은 최고의 경주마만 할 수 있는 은퇴경주를 이례적으로 펼치며 사회적 관심이 집중됐었다.
지금은 ‘위대한 똥말’이라는 동화책의 주인공이라는 명예와 더불어 승용마로 전업해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차밍걸의 기록에 도전하는 경주마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재 56전 무승, 2위 1번이 성적의 전부인 ‘그랜드 피날레(5세, 국산, 암말, 양귀선조교사, 이성님마주)’<사진>가 주인공이다.
‘그랜드 피날레’는 7일 제11경주에 출전한다. 이번에도 우승을 하지 못하면 57전 전패로 서울의 ‘대동천하(4세, 국산, 거세)’와 현역 경주마 최다 연패 타이기록을 이룬다.
‘그랜드피날레’는 데뷔당시에는 세계적 명문가의 후손으로 기대가 큰 경주마였다.
할아버지 말인 ‘스펜드어벅(Spend a Buck)’은 1985년 미국 켄터키더비의 우승마였고, 부마인 ‘피코센트럴(Pico central)’도 2004년 브라질 연도대표마로 선정될 만큼 우수했다.
하지만 ‘그랜드피날레’는 2012년 11월 30일 치러진 데뷔전에서 12마리 중 꼴찌를 기록하며 주위에 실망을 시키더니 그 해 내내 하위권 성적을 맴돌았다.
2013년 9월 처음으로 2위를 기록하며 명문혈통의 후손으로서 선대의 명성에 보답하는 듯 했으나 그것이 전부였다.
올해는 국산마 3등급에서 4등급으로 강등되는 수모도 겪었다. 경마계에서는 ‘그랜드피날레’가 아직 5살의 젊은 나이고 타고난 골격이 좋아 매월 1번꼴로 계속 출전한다면 2-3년 후에는 ‘차밍걸’이 갖고 있는 101전 전패의 기록을 깰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양귀선 조교사도 “직전 경주인 7월 12일 경주에는 그나마 5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재기에 대한 기대를 서서히 갖게 한다”며 “지난 4년 동안 근육통 외에는 별달리 아픈 적이 없었을 정도로 체력이 좋아 언젠가는 반드시 일을 낼 경주마”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세계적 명문가 태생으로 우여곡절 끝에 ‘무승의 제왕’이라는 타이틀을 노리게 된 ‘그랜드피날레’의 행보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