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엽 | ||
지금은 오랜 공백을 깨고 활발한 활동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으나 한때 다이어트 파문으로 최정상의 자리에서 원치 않는 휴식을 가져야만했던 이영자. 몇 년 전 한 토크쇼에 출연했을 때의 일이다. 그는 당시의 이야기를 꺼내며 한없는 눈물을 흘렸지만 어느새 이를 활용해 다른 출연진과 방청객을 박장대소하게 만들었다. 바로 그가 털어놓은 얘기는 연예계 친구들이 당시 보여준 다양한 반응에 관한 이야기였다.
먼저 사건 사고를 유독 많이 겪었던 최진실은 특유의 씩씩한 목소리로 “영자야! 붙어! 맞서싸워!”라며 ‘맞불작전’을 조언했으며 역시 적잖은 사건 사고를 경험해봤던 이소라는 당시 미국에 있던 이영자에게 “언니! 전화도 받지 말고 무조건 피해 다녀. 절대 한국에 들어 오지마”라는 ‘잠수작전’을 제시했다고. 또한 말 잘하기로 유명한 최화정은 역시나 특유의 콧소리로 “무조건 잘못했다고 싹싹 빌어”라며 ‘타협작전’을 제시했고 정선희는 “언니! 우리 기도하자”라며 위로와 격려의 말을 건넸다고 한다. 개성만큼이나 다양했던 당시 반응들을 성대모사로 똑같이 재연해내서 큰 웃음을 줬던 이영자. 그가 아픔을 이겨내고 당시의 이야기를 웃으며 얘기할 수 있는 건 누구보다 그를 아끼고 사랑해주는 친구들의 힘 때문이 아닐까. 주위의 도움으로 어려운 시간들을 이겨낸 이영자에게 더 이상의 시련이 없길 바란다.
한때 필리핀 원정 불법 도박사건으로 신문 사회면을 장식했던 개그맨 황기순. 그 또한 자신의 우울했던 과거를 종종 개그의 소재로 삼곤 하는데 필자가 그와 함께 출연했던 <가족오락관>의 녹화현장이 떠오른다. <가족오락관>의 장수코너인 스피드퀴즈. 당시 스피드퀴즈는 단순히 문제를 풀고 맞히는 게 아닌 문제를 맞히는 사람이 돈을 세며 액수까지 정확히 맞혀야 하는 고난이도 게임이었다. 남성 출연자들 중에서 ‘선수’를 고르고 있는데 대뜸 황기순이 “이건 내 전문 분야야”라며 손을 번쩍 들었다. 심지어 “돈 세는 것만큼은 자신 있다”며 “안대를 끼고 해도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실제로 안대를 끼고 돈을 세며 스피드퀴즈를 푸는 저력(?)을 선보인 황기순.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부른 숫자는 실제 금액과 큰 차이가 있었다. 전문 분야라더니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자 그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너무 오래돼서 그만. 게다가 난 한국 돈은 잘 못 세어.” 그의 기지에 녹화현장에 있던 모두가 배꼽을 붙잡고 쓰러질 수밖에 없었다.
▲ 이영자(왼쪽), 황기순 | ||
후배 개그맨 폭행사건으로 고소를 당했던 ‘깜빡이’ 김진철은 사건 이후 방송을 쉬는 동안 대학로 등지에서 공연을 통해 본인이 고소공포증이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여기서 ‘고소’가 높은 곳이 아님을 뒤늦게 눈치 챈 관객들은 여전한 그의 재치에 역시나 ‘깜빡’ 넘어가고 말았다.
KBS 연예가중계 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