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회가 최근 관광성 독도 연찬회를 다녀와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6월 11일 의원자정결의대회를 하는 모습.
전북도의회 운영위원회 소속 의원 10명과 사무처 직원 8명은 24일 울릉도와 독도로 연찬회를 떠나 3박 4일간 머문 뒤 27일 돌아왔다. 하반기 의회운영 일정 점검과 광복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독도를 둘러본다는 명분에서다.
연찬회에 참가한 A 의원은 “시국상황을 모르진 않았지만 지난번에 메르스 때문에 연기한 상태여서 또다시 미룰 수가 없었다”며 “친목도모의 뜻도 있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볼 때 독도 등에 대한 공부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느 연찬회와 달리 세부일정의 상당수가 주요 관광지를 대상으로 한 탐방으로 채워져 있어 관광성 연찬회라는 비난여론이 거세다. 실제 이들은 이날 오전 10시 충북 단양으로 떠난 의원들은 이날 단양에서 1박을 한 뒤 25일 오전 강원도 묵호항에서 배를 타고 울릉도에 도착해 27일까지 울릉도와 독도를 돌아봤다.
이 때문에 지역경제 침체 속에서 굳이 독도까지 찾았어야 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연찬회 경비는 700여만 원이다. 팍팍한 경제 사정에 혈세낭비로 비춰질 수 있는 대목이다. 일부 도의원들의 적절치 못한 모습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다.
연찬회에 참석하지 않은 일부 의원들조차 부정적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도의원은 “지역경제 사정을 생각한다면 지역에서 연수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며 “연찬회도 의원 간 친목도모에 그쳤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시기의 적절성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북한 도발에 따른 비상사태 상황에서 굳이 연찬회를 강행했어야 했느냐는 것이다. 모범을 보여야 할 의원들이 긴박한 시국상황임에도 적지 않은 경비를 들여 연찬회를 추진한데다 때마침 동해안에 초대형 태풍이 접근하고 있어 안전사고의 우려도 있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매년 부적절한 연찬회가 지적되지만, 도의회가 이를 자정할 능력은 갖추지 못한 것 같다”며 “지역경제 활성화 운운하며, 연찬회는 다른 지방에서 관광성으로 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앞서 전북도의회는 지난해 11월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가진 연찬회에서 저녁식사 비용 등으로 1000만 원을 사용해 도민들로부터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정성환 기자 ilyo66@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