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스포츠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SK 김선형. 사진제공=KBL
체육계 불법도박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 사이버수사대는 김선형이 프로 데뷔 이전인 대학선수 시절에 불법 스포츠토토 웹사이트에서 베팅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김선형이 누구인가. 2010년 한국대학농구리그에서 최우수선수(MVP)상을 수상하고 2011년 서울 SK에 입단해 2013-2014, 2014-2015 시즌 연속으로 프로농구 올스타전 MVP를 차지한 스타플레이어다. 여느 선수들의 사건과는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이미 8월 28일 <국민일보>에선 고양 오리온스 B, 원주 동부 프로미 C 등 전·현직 7명(당시 7명, 김선형 포함 8명)의 선수들이 스포츠 도박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직 농구선수 A가 스포츠 도박에 참여한 지인들에게 경기 관련 정보를 제공한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길 계획이라는 설명이 덧붙였다. 한 농구 관계자는 선수들이 어떻게 해서 스포츠 도박에 연루됐는지 잘 알고 있었다.
“이름이 오르내리는 특정 대학 출신의 선수들은 대학 시절 기숙사에 마련된 컴퓨터에서 불법 사이트에 가입, 스포츠 도박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경찰에선 그 사이트에 가입한 선수들 명단을 확보했고, 그들의 계좌를 통해 돈이 오간 정황을 조사하고 있다고 들었다. 대학 때 호기심 삼아 해본 선수도 있고, 거액의 돈을 베팅한 선수도 있는데 이게 어떤 형태로 결론을 맺을지 잘 모르겠다. 이미 대학 때 일이라 법의 규정 안에서 어떤 처벌을 받을지 가늠이 안 된다.”
만약 해당 선수들이 2012년 국민체육진흥법 개정 이후에 불법 스포츠 도박을 했다면 당연히 처벌 대상이다. 현재 이름이 오르내리는 선수들 중에는 지난 3월 이후 주범들 계좌에 입출금 내역을 남긴 흔적이 있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관련 선수들에 대한 비난도 있지만, 조사도 하지 않고 실명 공개를 하는 경찰과 언론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크다. 경찰은 이런 여론을 의식해 12일 개막 전까진 서둘러 발표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프로농구연맹은 경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대로 재정위원회를 열고 관련 선수가 있으면 자격정지 처분을 내릴 것이라고 한다. 프로농구가 시즌 개막을 앞두고 극심한 위기를 맞고 있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