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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 황당오보
이 스타만큼 이혼설에 시달린 이가 또 있을까.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는 지난 2006년 8월 결혼식을 올린 이후 잦은 이혼설에 시달려왔다. 급기야 ‘이혼했다’는 내용의 기사가 연예계를 발칵 뒤집기도 했다. 실제 지난해 11월 한 언론사가 ‘노현정 7월 협의이혼’이라는 기사를 보도한 것. ‘정확한 사유는 모르지만 이혼한 것은 사실’이라는 현대계열사 관계자의 발언을 중심으로 작성된 이 기사는 이혼설이 아닌 이혼확인의 기사였다.
당시 여러 인터넷 매체들이 이 언론사의 기사를 인용 보도하는 통에 더욱 큰 혼란이 야기됐고, 노현정 측은 더 이상 ‘이혼’ 관련 보도에 함구할 수 없다는 뜻을 강경하게 밝혔다. 노현정 친정 측에서 기사를 보도한 매체의 대표, 편집국장, 담당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노현정 부부의 이혼을 처음 보도한 기자는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해당 언론사 대표와 편집국장은 무혐의 처분됐다.
노현정 이혼 오보는 항간의 루머가 돌연 기사로 실체화된 경우다. 세간에 떠도는 악성루머의 확산 통로가 되곤 하는 정보지의 내용을 한 언론사가 철저히 검증하지 않고 보도한 것. 비록 노현정 남편인 정대선 씨의 친가인 현대계열사 관계자의 발언을 토대로 보도를 했지만 확실한 증거를 잡지 못한 오보기사에 특종의 영광이 아닌 비판의 눈초리가 쏠렸다.
반면 결정적인 증거를 잡기 위한 취재가 오보로 이어지기도 한다. 얼마 전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배용준과 이지아의 만남’에 관한 기사가 바로 그것. 이 기사를 보도한 매체는 배용준이 새벽 여러 지인들과 함께 이지아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곧 배용준과 함께 있던 여성은 이지아가 아닌 메이크업 담당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보도매체의 사과문과 정정보도로 무마된 이 사건은 파파라치식 취재의 한계가 부른 오보였다. 파파라치식 취재는 당사자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몰래 숨어 취재를 하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해당 스타에게 근접하지 못해 함께 있는 이가 누구인지 정확하게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배용준과 함께 있던 여성도 언뜻 보기에는 이지아로 보일 정도로 닮은 여성이었다.
법적인 부분을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어 오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김병찬 아나운서의 이혼설 보도가 그것. 한 여성지가 김병찬의 이혼설을 기사화하자 김병찬 측은 한동안 파경위기에 있었음은 인정했지만 이미 화해했는데 뒤늦게 이혼설 기사가 나왔다며 반발했다. 김병찬은 “호적등본을 떼봐라”라며 정면반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불가능한 일. 올해부터 호적법이 가족관계법으로 바뀌어 본인이 아니거나 본인의 위임장이 없으면 법적으로 이혼 여부를 확인하는 게 불가능하다. 이런 까닭에 ‘김병찬 이혼’ 기사는 호적법이 없어지면서 발효된 첫 번째 오보가 됐다. 더욱이 이제부터는 이혼소송 중에 있거나 법적과정을 확인하지 않을 경우 진실을 밝힐 수 없어 이혼과 관련한 보도는 앞으로도 많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보 부족 때문에 오보가 나기도 한다. 얼마 전 결혼한 연기자 이한위의 배우자와 관련한 오보와 연기자 권은아의 갑상선암 관련 오보 등이 이 경우다. 이한위와 결혼한 최혜경 씨는 동명이인의 다른 여성 신상정보가 잘못 소개돼 오보가 됐다. 그런가 하면 권은아는 갑상선염이 갑상선암으로 둔갑해 보도됐다.
그밖에도 기사는 아니지만 한 기자의 블로그를 통해 최초로 오보가 전해지기도 했다. 올 초를 뜨겁게 달궜던 가수 나훈아 파문이다. 소위 ‘~카더라’식의 루머만이 떠돌다 한 블로그를 통해 이니셜 처리된 여자 연예인이 거론됐고, 점점 소문이 부풀려지면서 사건이 확대됐다.
정식으로 기사화되지는 않아 오보라 할 수는 없지만 검찰조사와 기자회견,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컸던 대중의 관심이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낸 사건이었다.
오보 아닌 오보
명백한 오보가 있는가 하면 당시엔 오보였지만 결국 사실로 드러난 기사들도 많다. 특히 열애설 및 결혼설 기사에 그런 경향이 짙다. 열애설이나 결혼설이 기사화되면 스타들이 하나같이 “절대 아니다”라고 반응하는 것. 결혼설 기사의 경우 심혜진, 이승연, 송일국 등이 대표적이다. 하나같이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지만 결국 결혼을 올린다며 나중에야 기사를 인정한 것. 특히 전도연의 경우는 결혼식 5일 전에 결혼기사가 보도됐음에도 오보라고 주장하다 하루 만에 결혼 사실을 인정했다.
열애설 역시 무조건 오보가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근 불거진 김빈우 열애설은 본인이 방송 녹화 중 직접 얘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속사 측에서 “방송 중 재미로 한 말이다”며 사실을 부인했다. 그러나 얼마 뒤 “남자친구가 있다”고 말을 번복했다. 소유진도 마찬가지다. 소유진의 소속사는 소유진과 가수 라이머의 열애설에 대해 극구 부인하다가 곧 입장을 바꿔 “좋은 만남을 갖고 있다”며 열애설을 시인했다. 혼란스러운 건 네티즌도 마찬가지. 한 네티즌은 “10분 전에는 이렇다고 했다가 금세 말을 바꾸는 기사가 인터넷에 올라오니 대체 뭐가 진실인지 모르겠다”는 댓글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기사화된 사건의 진실이 묘연해 흐지부지 오보가 되는 경우도 많다. 연예인 A는 몰래 카메라 사건이 터지자 “합성에 의한 오보”라 주장했고 이를 보도한 언론사는 “보도된 자료 이외의 자료들이 더 있다”며 팽팽히 맞섰다. 대중의 관심사는 당연히 진실은 무엇인가 하는 것. A 측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히자 언론사 측은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소송은 제기되지 않았다.
방송국에서 연예인 사이에 일어난 싸움에 관한 기사도 비슷한 맥락에서 오보가 됐다. 드라마 관계자가 직접 제보를 해 보도된 기사였음에도 사진 등 부인할 수 없는 확실한 증거가 없어 오보가 되고 말았다. 하지만 아직도 “싸운 것이 맞다”는 말이 관계자들 사이에서 회자 중이다.
오보는 어떠한 경우에도 독자에게 전해져서는 안 된다. 그러나 연예계의 특수한 상황 때문에 오보가 되는 경우도 많다. 일부에선 ‘오보냐 특종이냐는 매니저 하기 나름’이라는 말도 있다. 그만큼 최근 들어선 연예인이나 매니저는 기사의 사실 여부보다는 그 기사의 보도 이후 전개되는 이해관계에 더 포인트를 맞추고 있다. 그러다 보니 기사를 읽는 독자로서는 쏟아져 나오는 기사도, 연예인의 해명도 쉽게 믿을 수 없게 됐다.
문다영 객원기자 dym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