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가장먼저 해가 뜨는 강동구. 그 강동구의 가장 동쪽에 위치한 강일동의 공영 주차장에는 사랑의 포도나무가 자란다.
대단지 아파트 단지와 상가밀집지역 옆 한적한 곳에 위치한 주차장에 주차된 차들 사이사이의 녹지에는 포도나무가 심어져 있다.
한 직원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주차장에서의 포도농사는 2010년 40그루를 식재해 매년 2천 송이 이상이 수확된다. 2014년에는 2천6백여송이가 수확되었다. 올해도 작년과 비슷한 수확량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포도 관리는 직원들이 돌아가며 짬짬이 하고 있다. 봄에는 겨우내 자란 포도나무의 가지치기와 가지 정리를 하고 6월 개화기에는 포도넝쿨을 속아주고 정성껏 보살폈다. 알이 굵고 당도가 높은 포도 재배를 위해 지지대를 설치하고 포도송이 마다 봉지를 씌우기도 하였다. 잡초 제거도 모두 직원들의 몫이다.
수확한 포도의 안정성도 입증되었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의 식품공전 중 중금속 시험법에 의한 검사결과 납과 카드뮴 모두 ‘0’으로 적합 판정을 받았다.
판매 수익금은 지역 내 저소득 가정 자녀의 교복을 지원하는데 활용된다. 총17명의 학생이 교복을 지원받았다.
지난 9월 공단 사무실에는 마음 따뜻한 편지 한 장이 전해졌다. 교복을 지원받은 학생의 아버지인 유 모(57, 성내동)씨가 사물실로 찾아와 직접 쓴 편지를 전하였다. 유 모씨는 오남매의 아버지로 셋째 딸은 지난해에 둘째 딸은 올해 교복을 지원받았다.
유 모씨는 “셋째 딸이 중학교에 입학할 때 교복을 장만해줄 형편이 못돼 애만 태우고 있을 때 교복을 지원해 줘 가장으로서 다시 한 번 기운을 낼 수 있었다”며 감사함을 전했고, 두 딸의 지원 덕분에 힘을 얻은 첫째 딸도 한국과학기술전문학교 항공시스템정비과 2016년 입학이 최종 확정되는 소식도 함께 전하였다.
포도밭은 수확시기에 관내 보육원 어린이들에게 체험활동 장소가 되기도 하였다. 2013년에는 명진 보육원 원생을 대상으로 포도따기 체험을 진행하였고 이날 수확한 포도 6백 송이는 보육원에 전달되었다.
올해부터는 체험활동에 참여하고 싶은 어린이 누구나 참여 가능하도록 체험행사를 확대했다.
오는 23일 10시에는 어린이집 원생 20명이 참여하는 ‘사랑의 천송이 포도따기 체험행사’가 진행된다. 아이들은 포도 따는 방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고사리 손으로 포도 따기를 체험하게 된다. 체험일에는 온조대왕문화체육관 유아체능단의 포도그림도 전시될 예정이다.
한편 강동구는 친환경 로컬푸드 직거래매장을 운영하고 친환경 농산물을 학교급식 식자재로 공급하는 등 신선한 지역농산물을 주민들에게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건강․생태도시를 구현해온 노력을 인정받아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 연속 대한민국친환경대상을 수상하였다.
구 관계자는 “삭막한 도심의 주차장에서 시작된 작은 아이디어가 아이들에게 좋은 체험 장소가 되기도 하고 수익금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도 도와주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