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진실이 자살을 앞두고 한 여성잡지 기자와 마지막 통화를 했던 얘기라고 합니다. 최진실, 이제는 고인이 됐지만 2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톱스타로 살아왔던 여인입니다.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살아왔고 그만큼 다양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던 고인은 쓸쓸히 세상을 떠났습니다.
거듭되는 연예인의 자살 뉴스들 가운데서도 가장 파괴력이 높았던 탓에 연예부 기자들 역시 바빠졌습니다.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는 일상 외에도 지인들의 질문에 일일이 대답을 해줘야 하는 것인데 연예부 기자니까 기사화되지 않은 뭔가를 알고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런 가 봅니다. 어떤 사실을 남보다 빠르고 깊이 있게 알아내 남들에게 알리는 기자로 살아가다 보면 사람들이 기사를 쉽게 믿지 않으려 한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일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물론 언론이나 수사기관을 통해서도 정확한 고인의 자살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거듭되는 악성루머와 악플, 그리고 복잡한 주변 상황들로 인해 우울증에 시달리던 고인이 충동적으로 자살을 결심했을 것이라는 게 잠정적인 결론입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는 기자 역시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를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다른 연예인도 아닌 그가, 그렇게 돈도 많은 그가, 두 아이의 엄마가 등등의 이유로 사람들은 더 드라마틱하고 흥미진진한 자살 동기를 찾으려 합니다. 그리고 이는 또 다른 악성루머로 이어집니다.
악성루머로 가슴 아파했던 고인은 죽어서라도 진실을 밝히고 싶다고 얘기했지만 세상은 그의 죽음을 두고 또 다른 루머를 소비하고 있습니다. 부디 이제라도 우리 모두가 고인의 죽음에 대한 호기심보다는 애도의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