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구청장 김영종)는 11월 9일(월) 오후 1시 30분 대전광역시청 대강당에서 열리는 국민대통합위원회 주관 국민통합우수사례 시상식에서 「시·청각장애인 종로문화관광해설사 양성사업」으로 우수상을 수상한다.
▲ 시·청각장애인 종로문화관광해설사 수료식
‘국민통합우수사례’ 발굴은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민대통합위원회가 지역별로 국민통합 우수 사례를 발굴하여 공유함으로써 현장에서의 국민통합 모범사례를 정립, 국가 정책입안에 활용하기 위하여 실시하는 것이다.
종로구는 지난 8월 서울시 지자체 중 유일하게 1차 서면심사에 통과한 뒤, 9월 7일 진행된 서면심사를 통과한 자치단체의 20개 사례에 대한 발표회에서‘눈으로 듣고 귀로 보는 희망, 시·청각장애인 종로문화관광해설사 양성사업’사례를 발표해 이번 우수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종로구가 지난 2011년 전국 최초로 시·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문화관광해설사 양성사업은 관광에서 소외됐던 시·청각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은 관광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어 문화로 국민통합을 이룬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즉, 단순한 해설가가 아닌 ‘장애인을 위한 장애인 해설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사업을 처음 시작한 2011년 당시 종로에는 훌륭한 문화유적지와 광지가 많았으나 아쉽게도 거의 모든 관광 상품과 프로그램이 비장애인 대상이었고, 장애인을 위한 무료입장, 휠체어 비치 등 하드웨어적인 장치는 있었지만 장애인만을 위한 해설서비스와 같은 맞춤형 소프트웨어는 부족했다.
또한 그 당시 전국에는 총 2,530명, 서울특별시에서는 207명의 문화관광해설사가 있었으나 그 중에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문화관광해설 프로그램은 극소수였고 장애인이 문화관광해설사로 활동하는 경우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종로구는 장애를 가진 해설사가 해설을 받는 장애인의 눈높이에 맞춘 문화관광해설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11년 3월 전국 최초로 시·청각장애인 종로문화관광해설사 양성과정을 신설하게 된 것이다.
장애인이라는 특수성이 있지만 엄격한 교육과정 수료를 기본으로 해, 장애인 해설서비스의 질이 떨어지지 않게 하는데 주안점을 두었으며, 해설사들의 자부심을 높이고 해설을 듣는 장애인들에게는 최고의 만족도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운영하고 있다.
교육대상자의 장애유형과 정도에 맞춘 1:1 맞춤형 교재를 자체적으로 제작했고, 점자를 읽지 못하는 전맹 교육생을 위한 오디오북을 제공하고 강사와 함께 1:1 코스답사를 진행해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내용을 만져봄으로써 시각장애인들이 교육내용을 구체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였다.
수화에는 없는 경회루, 용마루 등 문화재 전문용어를 표현하기 위해 이와 같은 문화재 용어들의 수화 표현법을 개발하고, 장애의 특성상 시각이 발달하고 문자해독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청각장애인 교육생들을 위하여 사진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그 결과 2012년 시각장애인 5명, 청각장애인 11명 총 16명이 시청각장애인 종로문화관광해설사 ID카드를 부여받았고, 2014년에는 2기 해설사 10명을 추가로 배출해 현재 총 26명(시각장애인 13, 청각장애인 13명)의 해설사가 활동하고 있다.
제2기 시․청각장애인 종로문화관광해설사 양성과정은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52시간의 이론교육과 27시간의 현장교육으로 진행됐으며, 필기시험과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현장에서 2차 현장해설 시험을 치렀다.
현재 시․청각장애인 종로문화관광해설 운영코스는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종묘, 북촌 등 총 5개 코스이며 지난해까지 ▲2012년 1,097명 ▲2013년 973명 ▲2014년 1,167명 등 연간 1,000여 명의 시·청각장애인이 해설서비스를 제공 받았다.
시각장애 1급으로 종로문화관광해설사 경력 5년차인 신영균(52)씨는 “문화관광해설은 어둠에 뭍혀있는 장애인 관광객들을 밖으로 나오게해 빛을 보게 하는 소중하고 보람찬 시간이다.” 면서 “해설을 진행하고 다른 시각장애인들이 고맙다고 전하는 한마디에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얻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시각장애인의 경우 만져보고 발로 두드려보면서 느껴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천천히 다니면서 하나하나 꼭 찝어서 만질 수 있는 것은 가능한 한 다 느낄 수 있도록 체험을 진행해 눈으로 보지는 못해도 상상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한다”고 해설 방법을 설명했다.
덧붙여 “궁궐 내부가 울퉁불퉁한 석판으로 만들어져 고르지 않고, 높은 턱 때문에 해설을 듣는 장애인분들이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에 안전의 문제에 각별히 신경 쓴다.”고 말했다.
일반 문화해설사가 아닌 같은 장애를 가진 해설사가 눈높이를 맞춰 해설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한번 해설을 들은 장애인들은 다시 해설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지속적으로 각 지역 농아인협회, 시각장애인협회 등 전국 각지의 시·청각장애인 관련 기관들의 해설 신청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로 시청각장애인들이 궁궐과 같은 문화유적지를 방문함으로써 우리 문화 및 역사에 대한 관심 또한 증가하고 있다.
올해 8월 해설사 역량강화를 위한 심화교육을 진행했으며 앞으로도 종로구는 보다 많은 시·청각장애인들이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문화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해설사 양성 및 프로그램 홍보를 적극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이번 사업은 지금까지 문화나 관광에서 소외됐던 장애인들이 종로에서 만큼은 자유롭게 역사와 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시작하게 됐다” 면서 “이번 수상을 계기로 시·청각장애인 종로문화관광해설사 양성사업이 종로 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 전파되어 보다 많은 장애인들이 맞춤형 해설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