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젊은이들의 마음을 엄마처럼 위로해주는 서비스가 최근 뉴욕에서 시작돼서 화제가 되고 있다. 이름하여 ‘엄마가 필요해(니드 어 맘)’ 서비스다. 브루클린의 니나 케닐리(63)가 시작한 이 서비스는 일종의 모성애를 빌려주는 개념으로, 그녀가 두 아들의 엄마로서 쌓은 경험과 약물중독 재활상담사로 일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주로 20~30대 청년들의 고민 상담을 해주고 있는 그녀는 귀를 기울여 상대방의 말을 들어주는 것은 물론, 진심어린 충고와 조언을 해주기도 한다. 단, 진짜 엄마들이 그러듯 ‘내가 말했지’라는 핀잔은 섞지 않고 말이다.
그녀의 엄마 역할은 고민 상담에서만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그밖에 엄마로서 필요한 역할들, 가령 디너파티 계획을 세우거나 함께 장을 보는 등 엄마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은 대부분 함께 해준다. 떨어진 단추를 달아주거나 빵을 구워주기도 하며, 심지어 고객들의 진짜 엄마 생일에는 함께 선물을 고른 다음 직접 포장까지 해주기도 한다.
그녀가 이런 독특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과정은 사실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처음 시작은 푸근한 이웃집 아줌마 역할이었다. 요가 클래스나 커피숍에서 만난 이웃집 청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인생 고민까지 나누게 됐고, 그렇게 점차 엄마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됐던 것이다. 가령 커피숍에서 만났던 한 실직한 청년은 그녀와 한참 대화를 나누다가 급기야 속 깊은 고민까지 털어놓으면서 전적으로 의지하게 됐다. 힘들어하는 청년에게 케닐리는 그럴 듯한 이력서까지 대신 작성해주었다.
이 소문을 들은 많은 이웃집 청년들이 하나둘 케닐리를 찾아오기 시작했다. 자신을 찾아와 고민을 털어놓거나 위안을 받는 젊은이들을 보면서 케닐리는 보다 많은 젊은이들에게 힘이 되고자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엄마가 필요해’ 서비스는 현재 여섯 명의 고정 고객을 두고 있는 상태며, 가격은 시간당 40달러(약 4만 5000원)다.
케닐리의 가장 큰 장점에 대해 고객들은 그녀가 절대적인 공감을 해주는 데 있다고 입을 모은다. 가령 상대를 비난하거나 다른 형제자매들과 비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객 가운데 한 명인 나탈리 챈(34)은 “케닐리는 절대 꾸짖지 않는다. 그저 미소를 지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그거 그만둬라.’ 한번도 ‘야, 이 멍청아’라고 말하는 법이 없다”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케닐리가 진짜 엄마처럼 모든 뒷바라지를 해주는 것은 아니다. 가령 청소나 빨래는 서비스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