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병원의 흉부 X-ray 검사 장면.
[일요신문] 부산 영도병원(병원장 정준환)은 오는 30일부터 12월 4일까지 닷새간 영도지역 수리조선소 인근에 거주했던 주민과 근로자를 대상으로 석면질환 무료검진을 실시한다고 26일 밝혔다.
환경부, 부산광역시, 영도구청 등의 지원을 받아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진행되는 이번 석면질환 무료검진은 영도병원 별관 지하 1층 컨벤션홀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실시된다.
영도병원 특수검진센터는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석면환경보건센터와 함께 2000년 이전 6개월 이상 영도구에 거주했던 사람과 건설업·건축업 및 선박수리업 등 석면을 취급하는 기업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근무했거나 근무하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1차 기본검진과 2차 정밀검진을 펼칠 예정이다.
1차 기본검진은 설문조사 및 흉부 X-ray 검사, 의사 진찰 등으로 진행되며, 1차 검진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흉부 CT검사와 폐기능 검사 등의 2차 정밀검진을 실시하게 된다.
정밀검진 결과 석면질병 의심자로 밝혀지면 한국환경공단에서 운영하는 석면피해판정위원회에서 환경성 석면피해 인정 질병 여부를 심의하게 된다.
심의결과 원발성 악성중피종, 원발성 폐암, 석면폐증 등 환경성 석면피해 인정 질병으로 판정되면 석면피해의료수첩이 교부되고 요양생활수당과 요양급여 등의 구제 급여가 지급된다.
교부대상자는 주기적으로 정기검진을 실시하고 국가와 의료기관의 지속적인 관리를 받게 된다.
영도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최성욱 센터장은 “석면질환은 잠복기가 최소 10년 이상으로 현재 건강한 사람이라도 추후 질병이 악화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이미 올해 상반기 두 차례의 검진을 통해 560명이 1차 검진을 받았고, 그 중 63명이 2차 정밀검진을 시행한 만큼 이번 3차 검진에서도 추가로 정밀검진 대상자가 다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평소 숨이 많이 차고 이유 없이 마른기침을 계속하는 등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검진 대상자는 이번 기회에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석면은 단열성, 내열성, 절연성이 뛰어나고 산이나 알카리 등 화학물질에 내구성이 강해 건축자재뿐만 아니라 선박 건조 시 표면 분무재 및 보온·단열재 등 산업용 재료로 많이 사용됐다.
하지만 석면을 흡입하게 되면 10∼50년 후 폐암, 악성중피종, 석면폐증 등의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질병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밝혀져 국제보건기구로부터 1급 발암물질로 규정된 후 현재는 사용이 금지됐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